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톨릭 수장인 교황 레오 14세를 향해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으며 정면 충돌했다. 2024년 대선 당시 승리의 핵심 동력이었던 가톨릭 표심이 이탈할 위험을 무릅쓰고 ‘교황 때리기’에 나선 모양새다.
13일 액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부활절 내내 교황과 거친 설전을 주고받았다. 발단은 트럼프 대통령이 SNS에 이란을 겨냥해 욕설을 섞어 “지옥에서 살게 될 것”이라고 위협한 것이었다. 이에 교황 레오 14세가 부활절 메시지에서 “무기를 든 자들은 내려놓으라”고 촉구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진정으로 수용할 수 없는 일”이라고 규탄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즉각 반격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교황을 향해 “범죄에 약하고 외교는 끔찍하다”고 비난했다. 특히 추기경들의 교황 선출 과정인 콘클라베를 겨냥해 “교황이 선출된 유일한 이유는 교회가 나를 상대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선출의 정당성까지 의심했다.

논란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예수처럼 묘사한 AI 이미지를 게시하면서 더욱 커졌다. 성경 속 의복을 입고 병자를 고치는 모습의 사진을 올렸다가 가톨릭계의 비판이 쏟아지자 하루 만에 삭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진에 대해 “나를 의사로 묘사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하며 “교황이 틀렸기 때문에 사과할 것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가톨릭계는 격앙된 분위기다. 현재 미국 내 주요 추기경과 주교들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에 맞서 교황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미국 유권자 5명 중 1명을 차지하는 가톨릭 표심이 이번 사태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돌아설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가톨릭 신자들은 대선 승패를 가르는 핵심 집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24년 대선 당시 가톨릭 투표층에서 10~20%포인트 차이로 압승을 거뒀으나, 이번 교황과의 충돌로 인해 지지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앤드루 체스넛 버지니아 커먼웰스대 교수는 “서구 기독교 국가 지도자가 교황을 이렇게 공개적으로 공격한 전례를 찾을 수 없다”며 “독실한 가톨릭 신자들은 성령이 이끄는 콘클라베 과정을 모독한 것을 종교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