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4월 19일) 에인절스는 리드 데트머의 선발 등판을 하루 미루고 월버트 우레냐를 내보냈다. 이런 이유로 오늘(20일) 토론토전에 데트머가 스타터로 라인업에 올랐다. 네 번의 선발 등판에서 데트머는 ERA 3.57, 22.2이닝을 소화했다. 4월 8일 애슬레틱스전 한 번의 난조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복귀 선발 시즌을 보내고 있다.
현재 블루제이스는 8승 13패, 에인절스는 11승 12패다. 에인절스가 홈팀임에도 베팅 시장에서는 언더독으로 분류되어 있다. 그 이유는 토론토의 딜런 시스(ERA 1.74)가 리드 데트머(ERA 3.57)보다 상대적으로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는 투수이기 때문에, 홈 어드밴티지를 상쇄하고도 토론토가 페이버릿이 되어버렸다. 베팅 시장은 팀 기록보다 오늘 선발 투수의 퀄리티를 더 크게 반영한 결과라고 볼 수 있지만, 실제 경기는 숫자만으로 흘러가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경기 전 가장 주목받은 소식은 그레이슨 로드리게스의 재활 등판이었다. 빅 트레이드로 에인절스에 합류한 후 부상으로 전선을 이탈했던 로드리게스가 이날 타자를 상대로 2이닝의 시험 피칭을 소화했다. 마운드에서 내려온 그는 밝은 표정으로 소감을 전했다. “오랜만에 타자들을 상대로 마운드에 서니 아드레날린이 다시 살아났습니다. 정말 좋은 느낌이었어요. 스프링 트레이닝 때도 구위는 있었지만 제구가 항상 문제였는데, 이번에 시간을 갖고 집중적으로 작업한 덕분에 커맨드가 훨씬 나아진 것 같습니다.”
다음 단계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아마 다시 타자들을 상대하는 것이 될 것 같습니다. 지금은 하루하루 지켜보는 중입니다. 당장 100구를 던지고 싶은 마음이야 있지만, 몸을 만들어가는 데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커트 스즈키 감독도 로드리게스의 재활 피칭을 직접 지켜보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불펜에서 점점 올라오는 게 보였습니다. 타자들을 상대하니 아드레날린이 올라오는 것 같았고, 전반적으로 다 좋아 보였습니다. 2이닝을 소화했으니 좋은 출발임은 분명합니다. 상태가 좋다면 다시 타자를 상대하거나 이닝을 늘릴 수도 있습니다.”
커비 예이츠의 복귀 소식도 들려왔다. 스즈키 감독은 “예이츠가 현재 트리플A 라스베이거스에 있고, 앞으로 며칠 안에 재활 등판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를 믿어요. 준비됐다고 느끼면 본인이 알려줄 겁니다.”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베팅 시장의 예측은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딜런 시스는 5이닝 110구를 던지며 12개의 삼진을 솎아냈다. 에인절스 타선은 한 번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경기 후 스즈키 감독은 상대 에이스의 위력을 솔직하게 인정했다.
“시스의 구위는 정말 전기가 흐르는 것 같았습니다. 99마일에 브레이킹볼, 체인지업까지. 우리 선수들이 버티며 뭔가 만들어내려 했지만, 그게 야구가 때론 흘러가는 방식이죠. 시스 이후에 올라온 불펜진도 ERA가 1점대 이하였습니다. 오늘 밤은 정말 힘든 상대였습니다.”
에인절스는 1회 솔레르의 좌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내줬지만, 3회 샤누엘의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곧바로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에게 센터 담장을 넘기는 430피트 투런 홈런을 허용하며 다시 뒤집혔다. 데트머가 “한가운데 높게 날려버렸다”고 인정한 이 홈런이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6회. 7회 그리고 9회에 각각 1점씩을 추가로 내주며 최종 스코어 5-2로 마무리됐다.

리드 데트머는 6이닝을 소화하며 팀에 최소한의 기회를 제공했다. 경기 후 그는 솔직하게 자신의 투구를 돌아봤다.
“처음 몇 이닝은 감각을 찾느라 버티는 느낌이었습니다. 게레로 주니어에게는 한가운데 높게 날려버렸어요. 좋은 타자는 그런 실수를 놓치지 않죠. 솔직히 몇 년 전의 저였다면 4이닝에 내려왔을 겁니다. 6이닝까지 버텨내면서 팀에 기회를 준 것, 그 부분은 스스로 뿌듯합니다.”
소사에게 던진 커브에 대해서는 “슬라이더를 던졌어야 했는데. 마운드에서 내려오면서 꽤 화가 났습니다. 산 교훈으로 삼겠습니다”라고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패스트볼 커맨드에 대해서는 “다른 구종들이 충분히 받쳐줬고, 5~6회부터 패스트볼도 돌아오기 시작했다”며 침착하게 돌아봤다.
토론토가 이번 시즌 영입한 오카모토 카즈마(岡本和真) 선수로 인해 일본 취재진이 마치 일본의 홈게임처럼 에인절스 스타디움 프레스박스를 가득 채웠다. 오카모토는 요미우리 자이언츠 출신의 NPB 6차례 올스타, 홈런왕 3회에 빛나는 일본 야구의 간판 슬러거로, 미국 팬들에게도 빠르게 이름을 알리고 있다.

에인절스 기쿠치 유세이의 통역을 맡았던 유스케가 이번에는 오카모토의 통역으로 토론토 원정팀에 합류한 모습도 눈에 띄었다. 야구는 이렇게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스포츠다.
에인절스(11승 13패)는 21일 같은 장소에서 토론토와 2차전을 치른다.
<석승환 객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