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대통령이 자국 군사작전을 ‘해적질’에 비유하며 공개적으로 자랑하는 전례 없는 발언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은 국제법 위반 논란을 넘어, 전쟁범죄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미 시사주간지 U.S. News & World Report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는 1일 플로리다 유세에서 미 해군의 이란 선박 나포 작전을 직접 언급하며 “우리는 선박을 장악했고, 화물과 석유를 모두 압수했다. 매우 수익성 좋은 사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어느 정도 해적 같다. 하지만 장난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We board the tankers. We take the ship. We take the cargo. We take the oil. It’s a very profitable business. We are like pirates.” “We’re kind of like pirates. But it’s not a joke.”)
문제는 단순한 과장 발언 수준이 아니라는 점이다. 국제법상 공해상에서의 선박 나포와 화물 압수는 명확한 교전 규칙과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 대통령 스스로 이를 ‘해적’ 행위로 규정한 순간, 해당 작전의 정당성을 스스로 흔들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 국제법 전문가들은 이 발언을 “사실상 불법 행위를 자인한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한다.
특히 민간 선박이나 제3국 관련 화물이 포함됐을 경우, 이는 단순 군사작전을 넘어 국제법 위반으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이번 사태의 배경에는 지난 2월 28일 시작된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있다. 이후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제한하며 맞대응했고, 미국은 추가로 이란 항만 봉쇄까지 단행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최소 수십 척의 선박을 강제 우회시키며 사실상 해상 통제에 나선 상태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는 한층 더 수위를 높였다. 그는 최근 이란의 민간 기반시설 공격 가능성을 시사하며 “문명 전체를 파괴할 수 있다”는 발언까지 내놨다. 이에 대해 미국 내 법학자들과 안보 전문가들은 “민간시설을 겨냥한 공격은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공개 경고했다.
이란 정부 역시 강하게 반발했다. 이란 외무부는 트럼프의 ‘해적’ 발언에 대해 “불법 나포의 범죄적 성격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며 즉각 규탄했다.
미국 내부 여론도 우호적이지 않다. 전쟁 장기화 속에 명확한 목표 없이 전략이 흔들리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으며,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까지 겹치면서 반전 여론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이번 발언의 핵심은 단순한 막말이 아니라는 점이다. ‘해적’은 국제법 밖의 무력 행위를 상징하는 단어다. 그 표현을 미국 대통령이 스스로 선택했다는 사실은, 현재 진행 중인 군사작전의 성격과 정당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던진다.
전쟁을 수행하는 최고 책임자가 법적 경계를 조롱하듯 넘나드는 발언을 반복하는 상황. 이는 외교적 리스크를 넘어, 미국의 국제적 신뢰 자체를 훼손하는 자해적 행보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