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든그로브 항공우주 시설에서 발생한 대형 화학물질 누출 사고가 악화되면서 대피 대상 주민이 약 5만 명 수준으로 확대됐다.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오렌지카운티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소방당국은 “저장탱크 파열은 시간문제”라고 경고했다.
오렌지카운티 소방국(OCFA)에 따르면 사고는 가든그로브 웨스턴 애비뉴 12122번지 GKN 에어로스페이스 시설에서 발생했다. 약 3만4,000갤런 규모 저장탱크에 보관 중이던 메틸 메타크릴레이트(Methyl Methacrylate)가 과열되며 유독 증기를 방출하기 시작했다. 이 물질은 아크릴 플라스틱 제조에 사용되는 고휘발성·고인화성 화학물질이다.
당국은 냉각 작업을 진행하며 한때 상황이 통제되는 것으로 판단했지만, 이후 저장탱크를 완전히 안정화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현재 탱크 밸브가 화학물질에 의해 막혀 내부 물질을 안전하게 배출할 수 없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크레이그 코비 OCFA 대장은 기자회견에서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이것은 예방 조치가 아니다. 이 탱크는 결국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일어날지 모른다”고 말했다.
코비 대장은 현재 남은 시나리오가 사실상 두 가지 뿐이라고 설명했다.
첫 번째는 저장탱크가 파손되면서 약 6,000~7,000갤런의 위험 화학물질이 외부로 유출되는 경우다. 두 번째는 내부 온도가 통제 불능 상태인 ‘열 폭주(Thermal Runaway)’로 진행돼 대형 폭발이 발생하는 경우다.

당국은 이날 폭발 가능성을 가정한 위험 구역 지도도 공개했다.
지도에 따르면 폭발 시 가장 안쪽 구역은 건물 붕괴와 심각한 인명 피해가 예상되는 ‘심각 피해 구역’으로 분류됐다. 그 외 중간 구역에서는 구조물 손상 가능성이, 바깥쪽 구역에서도 제한적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별도로 공개된 영향권 지도에는 화재 또는 섬광 화재 발생 가능 지역, 인체에 즉각적인 위험을 줄 수 있는 지역, 냄새는 감지되지만 위험 수준은 아닌 지역 등이 표시됐다.
오렌지카운티 보건당국은 해당 화학물질이 사람과 동물 모두에게 심각한 건강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건국은 특히 호흡기 자극이 가장 우려된다며 증기를 흡입할 경우 어지럼증, 메스꺼움, 심한 경우 심각한 호흡곤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강제 대피 구역은 트래스크 애비뉴 북쪽, 볼 로드 남쪽, 밸리뷰 스트리트 동쪽, 데일 스트리트 서쪽 지역으로 확대됐다. 사이프러스 · 스탠턴 · 애너하임 · 부에나파크 · 웨스트민스터 · 가든그로브 등 인접 도시 주민 약 5만 명이 영향을 받고 있다.
개빈 뉴섬 주지사는 23일 오후 오렌지카운티 비상사태를 공식 선포했다.
뉴섬 주지사는 “오렌지카운티 주민들의 안전이 최우선 과제”라며 “지역 대응 기관을 지원하기 위해 주정부의 모든 자원을 동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대피소는 가든그로브, 애너하임, 라팔마, 헌팅턴비치, 파운틴밸리 등 여러 지역에 운영 중이며 일부 시설은 수용 인원이 빠르게 차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상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