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의 ‘원 빅 뷰티풀 빌 법(One Big Beautiful Bill Act·OBBBA)’의 여파로 이민법원의 재판 및 구제 신청 수수료가 전례 없는 수준으로 폭등하면서 이민자 사회에 충격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저소득층 이민자들의 마지막 안전망 역할을 해왔던 ‘수수료 면제(Fee Waiver)’ 제도마저 사실상 폐지 수순에 들어가면서 “돈이 없으면 최소한의 법적 권리조차 행사할 수 없게 됐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워싱턴주 지역방송 KING 5는 3일 최근 일부 이민자 가족들이 급등한 법원 수수료를 감당하지 못해 온라인 모금까지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방 법무부(DOJ) 산하 이민재심국(EOIR)은 지난 1월 21일 연방 관보를 통해 발표한 규정에 따르면 정부는 OBBBA 법안 규정에 맞춰 2026 회계연도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대대적인 수수료 인상 조치를 단행해 지난 2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가장 큰 논란이 되고 있는 항목은 추방 절차에 놓인 비영주권자들이 신청하는 ‘추방 취소 및 신분 조정 신청(Cancellation of Removal·EOIR-42B)’이다.
기존 130달러였던 신청 수수료는 OBBBA 시행 이후 기본 수수료가 1,500달러로 인상된 데 이어 인플레이션 조정까지 적용되면서 현재 1,640~1,670달러 수준으로 치솟았다. 사실상 13배 가까운 인상이다.
이 외에도 주요 이민법원 수수료가 대폭 인상됐다.
이민판사 판결에 대한 항소(Form EOIR-26)는 기존 110달러에서 1,030달러로 올랐고, 종결된 사건의 재심을 요청하는 재개 신청(Motion to Reopen)은 1,030~1,065달러를 부담해야 한다.
영주권 신분조정(I-485)을 이민법원에 접수할 경우에는 2,980달러의 수수료가 부과된다.
또한 추방 재판에 출석하지 않아 궐석 추방 명령을 받은 이민자에게는 최대 5,000달러의 벌금성 수수료까지 부과된다.
문제는 이러한 비용 부담을 감당할 수 없는 저소득층 이민자들을 위한 수수료 면제 제도가 사실상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이민변호사협회(AILA)에 따르면 미 전역의 이민법원에서 수수료 면제 요청이 잇따라 기각되고 있다.
실제로 워싱턴주 타코마 이민법원 등 일부 법원 판결문에는 “새로운 OBBBA 체제 아래에서 법원은 해당 수수료를 면제할 법적 권한이나 관할권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내용이 명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자 권익 단체들은 이를 두고 “미국 이민 사법 시스템이 사실상 ‘페이 투 플레이(Pay to Play)’ 구조로 변질되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경제적 능력이 부족한 이민자들이 수천 달러의 수수료를 마련하지 못해 자신의 사정을 설명할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추방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구금 상태에 있는 이민자나 독거 노인, 저소득층 가족들에게는 이번 조치가 사실상 법적 구제 절차를 봉쇄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민 전문 변호사들은 “이민 재판은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라 개인의 생계와 가족의 미래가 걸린 문제”라며 “경제적 사정 때문에 법원 문턱조차 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은 적법 절차(Due Process) 원칙에 정면으로 배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민자 권익 단체들은 연방정부를 상대로 추가 법적 대응과 제도 개선 운동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News LA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