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P 통신에 따르면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9일 X(엑스)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오늘 오후 5시(미 동부시간) 이란에 대한 “자위적 공격을 개시했다”고 발표했다.
중부사령부는 이번 작전을 최근 발생한 미 육군 AH-64 아파치 공격헬기 격추에 대한 “비례적인 대응”이라고 규정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밤 호르무즈 해협 상공을 순찰하던 미군 아파치 헬기가 이란군에 의해 격추됐다고 주장하며 미국이 이에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시 헬기에 탑승했던 조종사 2명은 무사히 구조됐다.
중부사령부는 이번 공습이 이란의 추가 공격을 억제하고 역내 미군 및 동맹국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공격 대상과 피해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미군은 최근에도 이란의 드론 및 미사일 공격에 대응해 이란 내 레이더 시설과 지휘통제 시설 등을 타격하며 “자위권 행사”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반면 이란은 이번 사건과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이란 국영방송 IRIB는 익명의 군 관계자를 인용해 지난 24시간 동안 호르무즈 해협 상공에서 이란군의 군사 작전은 없었다고 전했다.
CNN은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아파치 헬기가 이란의 샤헤드(Shahed) 드론 공격을 받아 격추됐다고 전했다. 샤헤드 드론은 저고도·저속 비행이 가능해 탄도미사일보다 방공망을 회피하기 쉬운 것으로 평가된다.
아파치 헬기는 미국이 이란산 원유 수출과 유조선 운송을 차단하기 위해 시행 중인 봉쇄 작전의 핵심 전력으로 활용되고 있다. 미군은 지난 5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상선을 호휘하는 과정에서 이란의 고속정을 격침하는 데 아파치를 투입한 바 있다.
사고는 이날 새벽 3시 30분께 오만 해안 인근에서 순찰 임무를 수행하던 중 발생했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조종사와 사수가 사고 발생 약 2시간 만에 구조됐다고 밝혔다. 다만 추락 원인에 대해서는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중부사령부 대변인 팀 호킨스 대령은 무인 수상정 ‘사로닉 코르세어(Saronic Corsair)’가 오만 해안 인근 해상에서 약 2시간 동안 표류하던 승무원들을 발견해 육상으로 이송했다고 설명했다. 구조된 승무원들은 현재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상태는 안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구조는 미 해군 AI·드론 전담 부대인 태스크포스 59가 운용하는 무인 수상정의 첫 실전 해상 구조 사례다. 이란과의 전쟁 발발 이후 중동에 배치된 미 육군 제82공수사단 병력도 구조 작전에 참여했다.
호킨스 대령은 “수색·구조 작전에서는 가장 가깝고 가장 신속하게 투입할 수 있는 자산을 활용한다”며 “이번에도 그 원칙이 적용됐다”고 말했다. 다만 사고 당시 헬기의 구체적인 임무나 진행 중인 조사에 대해서는 언급을 거부했다.
이번 임무는 이란이 전쟁 기간과 휴전 이후에도 미군 드론과 항공기를 지속적으로 위협해온 가운데 해당 지역 작전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이런 가운데 대미 협상을 이끄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미국을 향해 합의를 어길 경우 강경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갈리바프 의장은 이날 엑스(X)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외교의 언어를 선호하지만, 다른 언어는 훨씬 더 유창하게 구사한다”며 “약속을 어긴다면 우리가 가장 잘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게시물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파치 헬기 격추 사건에 대한 대응 방침을 밝히기 불과 몇 분 전에 올라왔다.
이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도 미국을 비롯한 외국 군대에 호르무즈 해협에서 철수할 것을 촉구하며 추가 경고에 나섰다.
아라그치 장관은 X를 통해 “우리 영토 인근에 있는 외국 군대는 자신들의 인적 실수나 단순 사고, 혹은 교전 과정에 휘말릴 가능성 때문에 항상 위험에 처해 있다”며 “위험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외국 군대가 가능한 한 빨리 떠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외교의 언어를 선호하지만, 우리의 전사들이 세계에 보여줬듯이 다른 언어를 말하는 법도 알고 있다”며 갈리바프 의장의 강경 발언을 재차 강조했다.
또 호르무즈 해협이 국제수역이 아닌 이란과 오만이 공유하는 해역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란 군은 영공·영토·영해에 대한 어떠한 침범에도 항상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WSJ와의 통화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큰 문제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의 해협 봉쇄 조치와 관련해 “이란을 매우 가난하게 만들고 있으며, 필요한 만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최근 이스라엘과 이란이 직접 공격을 주고받은 이후 가까스로 유지되고 있는 휴전 체제를 흔들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참모들에게 이란의 공격으로 미군이 사망할 경우 전쟁 재개를 검토할 수 있다고 언급한 만큼 이번 사건으로 긴장이 재차 고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K-News LA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