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가 21일(현지시간) 에인절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홈 3연전 2차전에서 5-1로 승리하며 시리즈 승리를 확정지었다. 전날 극적인 끝내기 승리에 이어 이틀 연속 승리를 거두며, 최근 계속되던 저득점 경기 흐름에서도 확실한 리듬을 되찾고 있는 모습이다.
우레냐, 추가 휴식 후 100마일 16회 — “1회 빼고는 편안했다”
이날 선발로 나선 월버트 우레냐는 올스타 브레이크를 전후로 며칠 더 부여받은 휴식이 그대로 결과로 이어졌다. 이날 경기에서 최고 구속 100마일(약 161km/h)을 무려 16차례나 찍으며, 스즈키 감독조차 “올 시즌 그가 그렇게 던지는 걸 본 적이 없다”고 놀라움을 표할 정도였다.

우레냐는 경기 후 “정말 좋은 휴식이었다. 마음을 리셋할 수 있었고, 후반기에 접어들며 즐기면서 기회가 될 때마다 계속 던질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휴식 기간 동안 가족과 함께 마음을 편히 가질 수 있었던 것도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동료들이 만들어준 5점 차 리드에 대해서는 “1회를 빼면 편안하게 던졌다. 오늘처럼 좋은 흐름일 때는 그냥 ‘가자, 세게 던지자’는 마음으로 던졌다”고 말했다. 구속에 대해서도 직접 전광판을 계속 확인했다며, “홈플레이트 뒤쪽에 항상 시선이 가 있어서 오늘 16번이나 100마일을 찍은 걸 알고 있었다”고 웃었다. 6회 위기 상황에서 마운드를 방문한 코칭스태프로부터는 “그냥 자신 있게 던지라”는 격려를 받았다고 전했다.
스즈키 감독 역시 우레냐의 호투를 높이 평가했다. “특별히 자제시키지 않았다. 오히려 계속 밀어붙이게 뒀다”며, “스트라이크존을 적극적으로 공략한 게 핵심이었다. 예전엔 커맨드가 흔들릴 때가 있었지만 오늘은 오프스피드 피치까지 실전에서 잘 구사했다”고 설명했다. 우레냐의 성장에 대해서는 “구속보다 마운드 위에서의 침착함과 태도가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이라며, “빅리그 데뷔 초반엔 경기 속도에 압도되는 모습이 있었지만 최근엔 감정을 잘 다스리고 있다. 이 부분만 계속 유지된다면 정말 특별한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델 “우레냐, 100마일짜리 체인지업 같았다”
우레냐의 압도적인 투구는 동료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날 타격에서도 좋은 흐름을 이어간 조 아델은 경기 후 우레냐를 향해 “믿을 수 없는 수준이었다”고 감탄했다. “1~2회에 트라웃이랑 같이 더그아웃에서 지켜봤는데, 100마일짜리 체인지업 같았다. 정말 말이 안 됐다”며, “시즌 내내 잘 치던 타자들도 우레냐 앞에서는 완전히 헷갈려했다. 그게 바로 그가 가진 진짜 실력”이라고 평가했다.

아델 본인의 최근 타격 페이스에 대해서는, 참을성 있게 좋은 공을 기다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스타 브레이크 전 한동안은 스윙이 너무 크고 무리했던 것 같다. 지금은 어프로치를 단순화하고 스트라이크존 안에서 좀 더 차분하게 대응하려 하고 있다”며, 그 결과 컨택이 좋아졌다고 자평했다. 스윙 조정과 멘탈, 두 가지가 반반씩 작용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1회 이후 공격이 크게 터지진 않았지만, 상대의 좋은 투구를 상대로 팀이 수비에서 좋은 플레이를 만들어내며 흐름을 지켜냈다고 평가하며, 선발부터 불펜까지 이어진 투수진 전체의 호투를 높이 평가했다.
클럽하우스 스케치: 기쿠치 라이브 피칭, 소리아노 러닝
이날 오후 2시 스타디움에 들어서자, 불펜에서는 재활 중인 기쿠치 유세이가 이미 실전 투구 연습을 하고 있었다. 메클러와 구즈만을 상대로 좌우 타자를 세워놓고 던진 이 불펜 피칭에서 기쿠치의 구속은 93~94마일대까지 나왔고, 변화구도 예전처럼 정상적으로 구사되는 모습이었다. 실전 복귀가 머지않아 보였다.

에인절스 클럽하우스에는 도어스(The Doors)의 ‘Waiting for the Sun’이 잔잔하게 흘러나오는 가운데, 전날 선발 소리아노가 러닝을 들어오고 선수들이 하나둘 출근하는 여유로운 풍경이 펼쳐졌다.
오브라이언 라커, 패전 다음날에도 안정적 분위기
한편, 카디널스 클럽하우스에 들어서니, 홈런더비에서 우승한 조던 워커와 다저스에서 오래 활약했던 더스틴 메이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전날 9회 블론세이브로 패전투수가 된 카디널스의 라일리 오브라이언은 이날 라커룸에서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짧은 인터뷰 요청에 웃으며 응한 오브라이언은 어제 패배에 대해 “아쉬웠지만, 오늘 또 잘하면 된다”는 취지로 답하며 훌훌 털어내는 태도를 보였다. 이런 마음가짐이 올 시즌 내셔널리그 최다 세이브 타이(25세이브)로 이어진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뷰 초반, 등번호 61번을 직접 골랐는지 묻자 구단에서 배정해준 번호라고 답했다. 박찬호를 아느냐는 질문에는 안다고 답했고, 같은 번호를 달고 있다는 사실에 “우연의 일치네요(What a coincidence)”라며 웃었다. 한국 방문 경험은 없고 한국어도 하지 못하지만, 어머니가 한국어를 구사하며 가르쳐주려 한다고 밝혔다. 좋아하는 한국 음식으로는 김치와 불고기, 그리고 떡볶이를 직접 언급했다.
올해 WBC 불참에 대해서는 “아쉬웠다. 기회가 다시 온다면 정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내년 이후를 기약했다.
<석승환 객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