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국심사 강화에 여권·I-20·성적표·재학증명 등 학업 증빙서류 준비 권고
미국에서 공부하는 한인 유학생들을 포함한 국제학생들의 비자 관리가 대폭 까다로워진다. 학생 신분으로 미국에 머물 수 있는 기간이 원칙적으로 최대 4년으로 제한되고 전공 변경과 학교 이전에도 새로운 규제가 적용된다.
특히 강화된 입국심사에 대비해 해외여행 후 미국으로 돌아오는 유학생들은 여권과 학생비자, I-20뿐 아니라 최근 성적표와 재학증명서 등 실제 학업을 계속하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서류까지 준비하는 것이 권고되고 있다.
LA타임스와 인사이드 하이어 에드 등에 따르면 국토안보부(DHS)가 확정한 새로운 F·J 비자 규정은 오는 9월15일부터 시행된다.
가장 큰 변화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유지돼 온 ‘신분 유지 기간(Duration of Status·D/S)’ 제도가 사라지는 것이다.
현재 F-1 유학생들은 학교에 정상적으로 등록하고 학생 신분을 유지하면 학업이 끝날 때까지 미국에 체류할 수 있다. 그러나 새 규정이 시행되면 I-20 또는 DS-2019에 기재된 프로그램 종료일을 기준으로 구체적인 체류 만료일이 정해지며, 원칙적으로 한 번에 허용되는 기간은 최대 4년이다.
따라서 박사과정이나 의대 등 학업에 4년 이상이 필요한 학생이 자동으로 불법체류자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허가된 기간을 넘겨 공부하려면 연방 이민서비스국(USCIS)에 체류기간 연장(Extension of Stay)을 별도로 신청하거나 출국 후 재입국을 통해 새로운 체류기간을 받아야 한다.
전공 변경도 훨씬 어려워진다.
새 규정에 따르면 F-1 학부생은 첫 학년 동안 전공을 변경할 수 없으며 다른 학교로 옮기는 것도 제한된다. 대학원생은 학위과정 중 전공 변경이 허용되지 않으며 다른 학교로의 이전도 제한된다. 석사에서 또 다른 석사과정으로 가는 것처럼 같은 수준의 학위를 다시 밟거나 상위 학위에서 낮은 학위 과정으로 이동하는 것도 제한된다.
졸업 후 미국을 떠날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주어지던 F-1 학생의 유예기간도 기존 60일에서 30일로 절반으로 줄어든다. 선택적 실무연수(Optional Practical Training·OPT)와 STEM OPT 기간 역시 체류기간 계산과 연장 문제에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장기간 학업이나 취업을 계획하고 있는 학생들은 자신의 I-94와 I-20 종료일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유학생들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
UC샌프란시스코 국제학생·학자 사무국은 F-1 학생이 미국에 재입국할 때 유효한 여권과 F-1 비자, 여행 서명이 있는 최신 I-20와 함께 I-901 SEVIS 수수료 영수증, 최근 성적표, 현재 또는 다음 학기 재학 증명, 학비와 생활비를 감당할 수 있다는 재정증명 등을 준비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이는 성적표 휴대가 모든 유학생에게 새롭게 법으로 의무화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하지만 입국심사 과정에서 실제 학생 신분과 정상적인 학업 수행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을 가능성에 대비해 학업 관련 증빙서류를 충분히 갖고 다니라는 대학들의 권고가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국무부 지침상 학생비자 신청자는 승인된 교육기관에서 실제로 공부할 의사가 있는지, 해당 학업을 수행할 준비가 돼 있는지 등을 입증해야 한다. 영사관은 학력이나 과거 학업과 관련된 성적표가 위조·변조됐는지도 학생비자 적격성 판단 과정에서 문제 삼을 수 있다.
이번 조치는 캘리포니아 유학생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LA타임스에 따르면 캘리포니아는 미국에서 국제학생이 가장 많은 주로 2024~2025학년도 기준 약 14만명이 공부하고 있다. UC에는 약 3만4,500명, USC에는 단일 대학으로는 가장 많은 약 1만2,000명의 국제학생이 재학 중이다.
국토안보부는 기존 제도가 외국인 학생들이 장기간 미국에 체류할 수 있도록 해 이민 시스템 관리에 허점을 만들었다며, 명확한 체류기한을 설정해 학생과 교환방문자의 신원을 보다 정기적으로 심사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대학들은 박사과정처럼 4년 이상 걸리는 학위과정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학생들이 USCIS의 별도 연장심사를 받아야 하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결국 9월15일부터 미국 유학생들에게는 단순히 ‘학교에 정상적으로 다니고 있다’는 것만으로 신분 관리가 끝나지 않게 된다. 체류 만료일과 전공 변경, 학교 이전, 해외여행과 재입국까지 학생 스스로 이민 신분을 이전보다 훨씬 세밀하게 관리해야 하는 시대가 시작되는 셈이다.
<김상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