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양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남가주 해변에 가오리가 대거 몰려들면서 피서객과 서퍼들이 꼬리가시에 찔리는 사고가 급증하고 있다.
AP통신은 13일 구조요원 집계를 인용해 볼사치카와 헌팅턴 주립해변에서 올해 들어 보고된 가오리 쏘임 사고가 3,100건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이는 두 해변에서 지난해 1년 동안 발생한 사고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오렌지카운티 북부 주립공원 관리책임자인 브라이언 R. 에트나이어는 “증가세가 뚜렷하다”며 “올겨울에는 수온이 화씨 60도(섭씨 15.6도) 아래로 떨어진 주가 한 주도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해수 온도가 화씨 60도대(섭씨 약 16~21도)에 계속 머문 것이 가오리 사고 증가의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피해자도 속출하고 있다. 뉴멕시코에서 남가주를 찾은 관광객 제이크 헤먼(31)은 서핑을 배우던 중 가오리에 쏘였다. 그는 서핑보드에서 내려오다 날카로운 막대기를 밟은 것으로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모래 속에 숨어 있던 가오리의 꼬리가시에 찔린 것이었다.
캘리포니아주립대 롱비치 캠퍼스의 크리스 로우 해양생물학 교수는 둥근가오리가 파도가 잔잔하고 수온이 높아질 때 해안 가까이 접근한다고 설명했다.
암컷은 번식을 위해 따뜻하고 얕은 석호를 찾고, 여름철 대사량이 높아진 수컷은 먹이를 찾아 연안으로 이동한다.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미 서부 해안에서는 대규모 해양 폭염이 이어지면서 수온이 평년보다 화씨 3~4도, 섭씨 약 1.7~2.2도 높은 상태를 보이고 있다.
로우 교수는 아열대성 어종인 둥근가오리가 기후변화로 인해 원래 서식 범위의 북쪽 끝에 해당하는 남가주에서도 번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엘니뇨가 발생하면 남쪽에 서식하던 가오리들이 더 많이 북상해 해안 가까이 접근할 수 있다.

상어와 바다사자 등 가오리를 잡아먹는 포식동물의 감소 역시 개체 수 증가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로우 교수는 설명했다.
최근 남가주 실비치에서는 연구진이 길이 23m짜리 그물을 이용해 접시 크기의 가오리 약 200마리를 한꺼번에 잡기도 했다.
로우 교수는 “가오리가 너무 많아 모래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해저를 뒤덮을 때도 있다”며 올해 남가주 연안의 가오리 개체 수가 기록적인 수준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가오리는 평소 모래 속에 몸을 숨기고 있어 물놀이객이 발견하기 쉽지 않다. 사람이 실수로 밟으면 본능적으로 꼬리를 치켜들어 독이 있는 톱니 모양의 가시를 발이나 발목 등에 박는다.
구조요원들은 바닷물에 들어갈 때 발을 들어 걷기보다 모래 바닥에서 발을 떼지 않고 끌듯이 움직이는 이른바 ‘스팅레이 셔플’을 하면 가오리가 진동을 감지해 먼저 피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조언했다.
UC 샌디에고 헬스에서 가오리 쏘임을 연구하는 크리스탠 코피 박사는 상처 부위의 붉은 기와 부기가 4~5일 이상 계속될 경우 감염됐거나 가시 일부가 상처에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어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K-News LA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