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정부가 영주권 신청자의 ‘공적부조(Public Charge)’ 심사 기준을 대폭 강화한다. 지금까지 원칙적으로 심사 대상에서 제외됐던 메디케이드와 푸드스탬프, 주택 지원 등 비현금성 정부 혜택까지 영주권 심사에서 고려될 수 있어 저소득 이민자들의 영주권 취득 문턱이 높아질 전망이다.
연방 이민서비스국(USCIS)은 18일 새로운 공적부조 심사 지침을 발표했다. 새 지침은 오는 9월 18일부터 시행되며 이날 이후 우편 소인이 찍히거나 온라인으로 제출되는 영주권 신분조정 신청서(I-485)에 적용된다.
이번 조치는 바이든 행정부가 2022년 도입한 공적부조 규정을 폐지한 데 따른 것이다. 국토안보부(DHS)는 지난달 연방관보에 최종 규정을 게재하면서 기존 규정이 이민 심사관들의 판단 범위를 지나치게 제한했다고 밝혔다. 새 제도에서는 심사관에게 신청자의 정부 의존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는 훨씬 폭넓은 재량권이 주어진다.
가장 큰 변화는 정부 지원 프로그램 이용 여부다.
현행 2022년 규정에서는 생계유지를 위한 현금 지원인 SSI와 TANF, 주·지방정부 현금 지원, 정부 비용으로 제공되는 장기 시설 요양 등이 주된 심사 대상이다. 반면 메디케이드 대부분과 SNAP(푸드스탬프), 주택 지원, 아동 의료보험(CHIP), 교육·보육 관련 지원 등은 원칙적으로 공적부조 판단에서 제외돼 있다.
하지만 9월 18일부터는 소득 수준에 따라 지급되는 각종 정부 혜택의 신청·승인·수령 사실을 영주권 심사의 전체적인 판단 요소 가운데 하나로 고려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는 메디케이드, SNAP, 소득기준 주택 지원 등이 포함될 수 있다.
다만 특정 정부 혜택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영주권이 자동 거부되는 것은 아니다.
USCIS 심사관은 신청자의 나이와 건강 상태, 가족 상황, 소득과 자산·부채 등 재정 상태, 교육 수준과 직업 능력, 재정보증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앞으로 정부 지원에 의존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판단하게 된다.
특히 새 지침은 기존의 비교적 명확했던 판단 기준을 없애고 개별 심사관이 신청자의 ‘전체적인 상황(totality of the circumstances)’을 판단하도록 하고 있어 같은 정부 혜택을 받은 신청자라도 소득과 직업, 건강, 가족 상황 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적용 시점도 중요하다. 9월 18일 이전에 접수되는 영주권 신청은 기존 2022년 규정에 따라 심사된다. DHS는 또 9월 18일 이전에 받은 정부 혜택에 대해서는 기존 규정을 적용하기 때문에 메디케이드, SNAP, 주택 지원 등 현재 심사 대상이 아닌 비현금성 혜택을 과거에 이용했다는 이유만으로 새 기준을 소급 적용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난민과 망명자 등 법률상 공적부조 심사에서 면제되는 일부 이민자들은 새 지침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조치가 이민자들의 경제적 자립을 요구하는 이민법 취지를 회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반면 이민자 권익단체들은 합법적으로 받을 수 있는 의료·식품·주거 지원까지 영주권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이민자 가정들이 필요한 복지 혜택 자체를 포기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AP는 새 규정이 저소득층 이민자들에게 사실상 ‘부(富)의 심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K-News LA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