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상원이 ‘서머타임제'(일광절약시간제)를 1년 내내 상시 적용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매년 3월과 11월 시계를 바꾸는 현행 계절별 일광절약시간제 대신 봄과 여름철에만 적용하는 서머타임을 1년 내내 상시적으로 적용해 더 이상 시계바늘을 되돌리지 않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간 계절별로 시계를 바꾸는 식의 서머타임제는 전국민의 70% 이상이 반대해왔다.
캘리포니아에서도 주민투표를 통해 서머타임 폐지안이 통과됐지만 주의회에 막혀 실제 시행되지는 못했다.
결국 연방 상원이 지난 15일 서머타임을 1년 내내 상시 시행하자는 법안을 통과시킨 것이다.
햇볕 보호정책(the Sunshine Protection Act) 법안이 연방상원에서 15일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과 플로리다 주 상원의원인 릭 스캇을 비롯해 오클라호마와 미주리, 로드 아일랜드, 오레곤, 미시시피, 매사추세츠, 등 초당적 의원들이 법안을 발의해 상원을 통과시켰고, 하원으로 법안을 넘겼다.
패티 머레이 상원의원은 “우리는 정말 이 일을 성사시킬 수 있다. 더이상 시계를 바꾸지 않아도 되며, 겨울에 더 많은 밤을 보내는 일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매년 봄 마다 한 시간씩 잠을 못자는 일도 없을 것이다. 이 법안을 바이든 대통령 책상위에 가져다 놓자”라고 자신의 트위터에 밝혔다.
루비오 상원의원은 지난 2018년 서머타임이 적용된 시간을 영구적으로 사용하자는 법안을 만들어 통과시켰지만 연방법에 의해 시행되지 않았다. 루비오는 성명에서 “캘리포니아, 워싱턴 등 15개 주가 비슷한 주민발의안이 통과됐고, 법률과 결의안이 잇따르고 있지만 여전히 제자리”라고 말하고 “서머타임 시행으로 계절적 우울증, 교통사고 증가, 신체 리듬 불안정, 그리고 아동 비만까지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서머타임은 1966년 린든 존슨 대통령이 4월 마지막 일요일부터 10월 마지막 일요일까지를 서머타임으로 지정하는 법안에 서명했고, 1986년 법안 개정으로 시작일이 4월 첫째주 일요일로 변경됐다.
이후 2005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3월 둘쨋주 일요일부터 11월 첫째주까지 서머타임을 4주 연장하는 에너지 정책 법안에 서명하면서 2007년부터 지금까지 현재의 서머타임 기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설문조사결과 25%의 국민만이 서머타임 시행을 원한다고 밝혔다. 나머지는 모두 반대의사를 나타냈다.
43%는 1년 내내 표준시간을 사용하는 것을 선호했고, 32%는 서머타임 시간이 1년 내내 사용하는 것을 선호했다. 표준시간이든, 서머타임시간이든 국민들은 시계바늘을 옮기는 것에 반대하는 것이다.
미 심장협회에 따르면 서머타임 시행으로 심장과 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불규칙한 심장 박동으로 인해 서머타임 시행 초기 병원을 찾는 환자도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워싱턴 대학의 크리스토퍼 반스 교수는 서머타임이 생체리듬을 방해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외에 일반인이 뇌졸증에 걸릴 확률이 8% 증가하고, 암환자의 경우 뇌졸증에 걸릴 확률이 25% 높아진다고 신경학 전문의 요리 루스카넨은 밝힌 바 있다.
모건 체이스는 서머타임으로 소비를 증진시켜 경제를 활성화 시키겠다는 서머타임 시행은 오히려 경제를 감소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심지어 서머타임 시행 금지와 관련된 주민발의안이 통과됐지만 서머타임을 실시하고 있는 캘리포니아주 에너지 위원회조차 서머타임 시행 후 에너지 소비는 0.5% 감소에 그쳤다며 에너지 절약에 서머타임은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도 밝힌 바 있다.
하와이주와 애리조나주 그리고 푸에르토리코와 미국령 버진아일랜드, 아메리칸사모아, 괌, 북마리아나에서는 서머타임을 실시하지 않는다.
<박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