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 겸 프로듀서 유희열이 일본의 세계적인 영화음악 거장이자 뉴에이지 피아니스트인 사카모토 류이치(坂本龍一)의 곡을 표절했다는 의혹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했다.
유희열은 14일 오후 자신이 이끄는 음악 레이블 안테나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자신이 만든 ‘아주 사적인 밤’과 사카모토 류이치의 ‘아쿠아(Aqua)’가 유사하다는 제보를 검토한 결과, 곡의 메인 테마가 충분히 유사하다는 데 동의하게 됐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아주 사적인 밤’은 유희열이 작년 8월부터 진행한 ‘유희열의 생활음악’의 하나로 같은 해 9월29일 유튜브에 공개한 곡이다. 그런데 메인 테마가 사카모토 류이치의 ‘아쿠아’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일부에서 최근 나오기 시작했다.
유희열은 “긴 시간 가장 영향받고 존경하는 뮤지션이기에 무의식중에 저의 기억 속에 남아 있던 유사한 진행 방식으로 곡을 쓰게 됐다”면서 “발표 당시 저의 순수 창작물로 생각했지만 두 곡의 유사성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충분히 살피지 못하고 많은 분들에게 실망을 드린 것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사카모토 선생님과 팬분들에게 불미스러운 일을 만들었다는 것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게다가 저 또한 오랜 팬의 입장에서 현재 사카모토 선생님의 건강이 매우 좋지 않다는 사실이 더욱 마음을 아프게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사카모토 류이치는 현재 암 4기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이다. 그는 현재 일본 문예지 ‘신초’에 암투병 에세이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보게 될까’를 연재하고 있다.
다만 유희열은 “제보 내용 중 유튜브 댓글로 몇 주 전 유사성을 말씀해 주셨지만 안테나의 대응으로 고의 누락했다는 내용은 검토 결과 사실과 다르고 오해가 발생했다는 점 말씀을 드리고 너른 이해를 구해 본다”고 했다.
또한 “공식 이메일로도 제보를 해주셨다는 말씀에 사과와 함께 앞으로 더욱 잘 체크하고 살피도록 하겠습다. 그리고 제보를 통해 더 큰 오점을 남기지 않게 해주셔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유희열은 ‘생활음악’ 프로젝트를 모아 이달 중 LP를 발매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우선 현재 발매를 연기했고 먼저 사카모토 류이치 측과 연락을 통해 크레디트와 저작권 관련 문제를 정리하겠다고 했다.
유희열은 “제 개인이 저지른 일로 차질을 빚게 된 제작진 여러분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그리고 오랜만에 나오는 음악을 기다리셨을 분들에게 불편함과 실망을 끼쳐드려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사카모토 류이치는 일렉트로닉 장르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그룹 ‘옐로 매직 오케스트라’ 출신이다. 1978년 ‘사우전드 나이브스(Thousand Knives)’를 발매하며 데뷔했다. 1983년 팀을 탈퇴, 영화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로런스'(1983)를 시작으로 ‘마지막 황제'(1987) 등 영화음악 작업을 통해 국제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영화배우와 패션모델 등 다방면에서 활약했다. 몇차례 내한공연을 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