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율법에 따라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젊은 여성이 종교 경찰에 구금됐다 사망한 사건이 이란 반정부 시위로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에서 최소 1200명이 체포됐다고 검찰 당국이 밝혔다.
26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10일간 이어진 시위에서 집계된 공식 사망자는 41명이다. 인권단체는 실제 사망자수가 75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이번 시위는 22세 마흐사 아미니의 사망으로 촉발됐다. 아미니는 이슬람 율법이 요구하는 복장을 갖추지 않았다는 이유로 종교경찰에 구금되던 중 의문사했다. 경찰은 아미니가 지병인 심장마비로 자연사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가족들은 고문을 당하고 죽었다며 반박하고 있다.
반정부 시위는 정부의 인터넷 차단과 폭력적인 억압에도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번 시위는 지난 2019년 발생한 기름값 인상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 이후 최대 규모다. 당시 1500명이 시위 도중 사망했다.
이란 관리들은 시위대의 수사를 확대한 26일 1200명 이상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불법 탄압에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제앰네스티 관계자는 “시위가 시작된 뒤 최소 4명의 어린이가 정부 군의 손에 살해됐다”며 “시위대가 의도적이고 불법적으로 실탄을 발사하면서 벌어진 참사”라고 말했다.
이 같은 시위는 국경을 넘어 해외로 뻗어가고 있다. 영국 런던 주재 이란 대사관 앞에서도 반정부에 항의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ABC뉴스에 따르면 26일 대사관 앞 시위 도중 폭력 사태가 발생해 12명이 체포되고 경찰 최소 5명이 중상을 입었다. 이란 대사관 앞에서 그동안 평화시위를 이어왔지만 25일께 한 무리가 경찰 및 다른 시위자와 무력으로 맞서려 했다고 경찰 당국은 전했다.
이들은 대사관 건물을 지키고 있는 경찰에게 병 등을 던졌고, 이 과정에서 최소 5명의 경찰이 뼈가 부러지는 부상 등으로 입원했다.
이란 외무부는 25일 영국 대사를 소환해 영국의 페르시아어를 사용하는 언론 매체가 이란 정부를 적대적으로 보도한 것에 항의했다고 밝혔다. 이란 정부는 이들이 이란 시위를 확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