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지역의 전기료가 급등하면서 전기자동차 충전비가 휘발유 자동차 연료비보다 비싸지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의 전기료가 급등해 많은 지역에서 같은 거리를 운행하는데 드는 전기자동차와 내연기관 운행비용 차이가 없어졌으며 오히려 충전비가 휘발유값보다 비싼 지역도 생겨났다.
유럽의 전기료 급등은 내년까지 계속될 전망이며 전기자동차로 차를 바꾸려는 소비자가 줄어 유럽의 전기차 전환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유럽 각국 정부가 전기자동차 구입 지원금을 삭감하는 가운데 전기차 충전비가 급등하면서 온실가스 배출 목표 달성은 물론 유럽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자 생산체제 전환에도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독일 테슬라는 올 들어 고속충전비를 여러 차례에 걸쳐 지난 9월 0.71유로(약 963 원)까지 올렸다가 최근 일부 내렸다. 미 환경보호국(EPA)이 가장 연비가 좋은 중형 자동차로 선정한 테슬라 모델3로 100마일(161㎞)를 운행하는데 18.46 유로(약 2만5042 원)이 든다.
이와 비교할 때 EPA 선정 최고 연비의 동급 내연기관 자동차인 혼다 시빅 4도어의 경우 100마일 운행비가 18.31 유로(약 2만4839 원)이다.
유럽에서도 독일 등의 전기차 충전비가 매우 비싸다. 독일의 경우 12월 기준 kWh 당 0.43 유로(약 584원)이며 덴마크는 0.46 유로(약 624원)이다. 프랑스는 0.21 유로(약 285 원)이다.
현재 보조금을 받는 전기차의 차량가격과 관리 유지비 총액이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비싸다. 회계법인 언스트 앤드 영의 영국 전기차 부문 책임자인 마리아 벵트손 파트너는 “에너지 위기 이전 평가했을 때 2023년에서 2024년 사이에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보다 싸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2026년으로 늦춰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전기차 운영비가 더 비싸지면 더 늦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은 전기료 상승으로 전기차 판매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난다. 유럽연합(EU) 지역의 지난 3/4분기 전기차 매출은 25만9449대로 2/4분기보다 11%, 전년 3/4분기보다 22% 증가했다. 3/4분기 전기차 판매는 전체 신규 차량 판매의 11.9%다.
그러나 전기료는 계속 오를 전망이다. 독일의 경우 올 상반기보다 3분의 1 가량 오른 kWh 당 0.33 유로(약 448 원)인 전기료가 오는 1월 0.50 유로(약679 원) 이상으로 오를 예정이다. 시간이 지나면 다시 내릴 수 있으나 오른 폭 만큼 다시 내리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테슬라, 알레고, 이오니티 등이 설치한 유럽의 전기차 고속 충전소(15분내 320㎞ 주행 충전) 시설을 이용할 경우 비용이 가장 많이 든다. 가정과 직장 등에서 저속 충전하는 경우 충전비가 아직은 내연기관 차량보다 훨씬 적게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