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경원(K.W. Lee) 대기자가 지난 8일 오전, 새크라멘토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별세했다. 향년 96세.
1928년 한국 개성에서 태어난 고인은 고려대 영문과를 졸업한 후 미국으로 유학, 웨스트버지니아대와 일리노이대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했다. 1955년 킹스포트 타임스를 시작으로 찰스턴 가제트, 새크라멘토 유니온 등에서 기자로 활동하며, 탐사보도 기자, 편집인, 발행인으로서 권력에 맞서 진실을 보도한 존경받는 언론인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1970년대 대표적인 인권운동 사례인 ‘이철수 사건’을 집중 보도해 120여 개의 기사로 사형수였던 한인 청년의 무죄를 밝혀냈으며, 이는 미국 내 아시안 커뮤니티의 결속을 이끄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또한 애팔래치아 탄광 광부들의 진폐증 문제, 캘리포니아 공직자들의 부패 등을 폭로하며 미국 언론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자 중 한 명으로 평가 받았다.

그는 생전에 AP보도상을 비롯한 40여 개의 저널리즘 상을 수상했으며, 퓰리처상 후보에도 올랐다. 2003년 한국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동백장을, 2012년에는 LA시로부터 ‘아시아 태평양의 달’ 공로상을 받았다. 또한 한미언론인협회(KAJA)와 동양계언론인협회(AAJA)를 공동 설립했고, 미국 언론박물관 뉴지엄(Newseum)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는 영예를 안았다.
고인의 유산을 이어가기 위해 2003년 설립된 K.W. Lee 리더십 센터는 아시안 아메리칸 차세대 지도자 양성에 힘쓰고 있으며, 그의 삶과 업적은 다큐멘터리 ‘이철수에게 무죄를’(Free Chol Soo Lee)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조명되고 있다.
유족으로는 자녀 셰인 리, 소니아 쿡, 다이애나 리건을 비롯해 손자·증손자들이 있으며, 장례식은 가족장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유가족은 조의금 및 헌화 대신 K.W. Lee 리더십 센터(www.kwleecenter.org)에 기부해줄 것을 요청했다.
연락처:
김도형 변호사: dokim@kwleecenter.org
줄리 하 제작자: julieha93@gmail.com
김소진 큐레이터: KimSO@si.edu
리차드 김 교수: rskim@ucdavis.edu
<박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