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폐국이 11일부터 유통할 스테이시 박 밀번 헌정 25센트 동전. 미 연방 조폐국(US Mint)
한인 여성 장애인 인권운동가 스테이시 박 밀번(1987∼2020)의 모습이 새겨진 25센트 동전이 11일부터 미국 전역에 유통된다. 한인이 미 화폐에 등장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 조폐국에 따르면 이번 동전은 ‘아메리칸 위민 쿼터스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제작됐다. 이 프로그램은 미국 사회 발전에 기여한 여성 20명을 기리는 캠페인으로, 밀번은 19번째 주인공이다.
스테이스 박 밀번의 생전 모습[cripchick@cripchick]서울에서 태어나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성장한 밀번은 근이영양증을 앓으면서도 10대 시절부터 장애인 권익 활동에 나섰다. 2007년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 10월을 ‘장애인 역사 및 인식의 달’로 지정하는 법 제정에 핵심 역할을 했으며, 이후 캘리포니아 베이 지역으로 옮겨 ‘장애인 정의 문화 클럽’을 설립, 유색인종·이민자·성소수자·노숙자 등 소외된 장애인 권익 향상에 힘썼다.
구글 두들에 올랐던 스테이스 박 밀번[사진 구글 두들]2014년에는 오바마 행정부의 지적장애인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고,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마스크와 의약품을 취약계층에 전달했다. 그는 신장암 투병 중이던 2020년 5월 19일, 자신의 33번째 생일에 세상을 떠났다.
동전에는 전동휠체어에 앉아 연설하는 밀번의 모습과 목의 튜브 고정장치, ‘DISABILITY JUSTICE’ 문구가 새겨졌다. 조폐국은 이를 “진정성 있는 생각의 교환과 연대”의 상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