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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청와대 하명수사’ 황운하 등 민주 인사들 유죄, 실형 판결

기소 후 3년10개월만 1심 선고…송철호 등 실형 '하명수사' 의혹 대부분 유죄 판단…일부만 무죄

2023년 11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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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송철호 전 울산시장이 29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법원에서 열린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청와대 관계자들이 송철호 전 울산시장 당선을 위해 선거에 개입했다는 이른바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이 3년 10개월 공방 끝에 야권 인사들의 판정패로 일단락됐다.

법원은 송 전 시장을 비롯해 하명 수사를 지휘한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실형을 선고하면서 “공권력 정점에서 지위를 악용했다”고 비판했다.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3부(부장판사 김미경·허경무·김정곤)는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송 전 시장 등 15명의 선고 공판을 열고 그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황 의원과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에게도 징역 3년의 실형 선고됐다. 1심은 당시 청와대에 몸담았던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과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에게도 각각 징역 2년의 실형과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 사건 핵심 공소사실은 ▲송 전 시장 등이 당시 경쟁상대였던 김기현 전 울산시장(현 국민의힘 당대표)에 대해 수사를 청탁한 점 ▲송 전 부시장 등이 울산시 공무원들을 통해 시 내부 자료를 확보해 선거에 활용한 점 ▲황 의원이 수사에 미온한 경찰들을 부당하게 인사조치해 직권을 남용한 점으로 요약되는데 법원은 사실상 주요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실제로 수사를 청탁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2017년 9월 송 전 시장과 황 의원의 만남 전후 캠프 관계자들이 김 대표 측 비위를 조사했던 사실이 확인되고, 만남 직후 황 의원이 경찰 내부를 통해 수사를 지시한 정황을 살피면 청탁이 이뤄졌다고 보는 것이 마땅하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다.

재판부는 김 대표 수사가 문제가 될 것이란 내부 우려가 나오자 황 의원이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 경찰 내부 인사 조치를 내린 점도 절차적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위법하다고 봤다. 황 의원 측은 비위 사실은 조직 내부에서 입수했다고 주장했지만 당시 수사 보고서 내용과 시점 등을 감안하면 이 역시 인정할 수 없다는 게 법원 판단이다.

재판부는 백 전 비서관과 박 전 비서관이 청탁 과정에 공모한 혐의도 유죄로 판단된다고 명시했다.

백 전 비서관 등은 민정비서실이 비위 감찰권이 없음을 알면서도 이를 보고받아 반부패비서실에 넘기고 결국 경찰에 이첩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송 전 시장의 출마 사실을 몰랐다고 항변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황운하 의원이 29일 서울지방법원에서 열린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당시 울산 민심 동향을 파악하는 등 송철호와 대통령의 관계 및 출마 예정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보인다”며 “그렇지 않더라도 출마 가능성이 높은 야당 현직 시장에 대해 이 시점에 수사가 시작될 경우 불리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점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고 판시했다.
이들은 비위 정보 수집 등이 ‘통상적 업무’라는 주장도 펼쳤는데, 재판부는 상당 부분을 할애해 이를 비판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범죄 첩보 이첩은 공문 등 정식 절차가 아닌 ‘인편’으로 이뤄졌다”며 “청와대가 감찰권이 없는 비위첩보를 수집·작성해 인편으로 이첩하는 것이 통상 업무라면 대통령 비서실에서 민간을 사찰하고 수사를 의뢰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공직생활에 뼈가 굵었던 송 전 부시장이 시청 직원들로부터 내부 자료를 확보해 선거에 사용한 것은 지위를 이용한 행위라고 보고 이 역시 유죄로 판단했다.

무엇보다 재판부는 공직에 몸담았던 피고인들이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한 것과 관련해 엄벌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설시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공권력의 정점에 있는 지위를 악용했으며, 특정 정당과 후보의 이익을 위해 조직적으로 청탁 수사에 나서 상대 후보를 공격하고 여론을 호도해 유권자의 결정을 왜곡하려 했다”며 “대의민주주의 근간이 되는 선거 제도와 국민 참정권을 직접적으로 위협한 중대한 범죄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을 위해 공적 기능을 사적으로 이용해 투표권에 영향을 미치려 한 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한 처벌로 다스려,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할 필요성이 매우 크다”고도 부연했다.

이날 선고는 2020년 1월 기소 이후 3년10개월만의 판결인데 사실상 문재인 정권 인사들의 참패라는 분석이 나온다.

송 전 시장 등이 상대 후보의 주요 공약 사업 정보를 유출한 혐의 등 일부에 대해서는 재판부가 무죄로 판단했지만, 사실상 선거 개입 의혹과 관련된 혐의 대부분이 유죄로 인정됐기 때문이다.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이번 판결로 추가 검찰 수사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여권에서는 이미 “사건의 실체를 밝혀야 한다”며 조국 전 민정수석을 비롯해 임종석 전 비서실장 등을 배후로 지목하며 수사 재개를 촉구하고 있다.

송 전 시장과 황 의원 등 주요 피고인들은 항소를 예고한 상태다.

송 전 시장은 이날 선고 직후 “항소심을 통해 반드시 진실이 밝혀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황 의원도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이라며 “항소심을 통해 무죄를 입증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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