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명적인 웨스트나일 바이러스를 옮기는 모기가 남가주 전역에서 빠르게 증가하면서 보건당국이 주민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연방 보건당국에 따르면 올해 미국의 웨스트나일 바이러스 유행은 지난 20년 사이 가장 이른 시기에 시작됐으며, 남가주도 예외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캘리포니아 공중보건국(CDPH)에 따르면 웨스트나일 바이러스는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흔하면서도 가장 위험한 모기 매개 질환으로, 사람과 일부 야생동물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LA 카운티에서는 지난 5월 피코 리베라와 롱비치에서 처음 바이러스가 검출됐으며, 현재 광역 LA 카운티 방역지구 관할 지역에서는 모두 27곳에서 감염 모기가 확인됐다.
바이러스를 보유한 모기 수도 크게 늘고 있다.
LA 카운티 방역지구의 캐롤라인 공고라 공보조정관은 “예년 최근 5년 평균을 보면 이 시기에는 웨스트나일 바이러스 양성 모기 표본이 약 4건 정도였지만, 올해는 이미 38건의 양성 표본이 확인돼 최근 몇 년보다 활동이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오렌지카운티에서도 감염 모기가 빠르게 늘고 있다.
오렌지카운티 방역지구는 지난 6월 2일 뉴포트비치에서 올해 첫 감염 모기를 확인한 이후 현재까지 10개 도시에서 웨스트나일 바이러스에 감염된 모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가장 최근에는 풀러튼과 애너하임에서도 감염 모기가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한 번에 10~50마리의 모기를 포획해 집단으로 검사하는 ‘모기 풀’ 방식으로 바이러스 존재 여부를 확인한다.
오렌지카운티에서는 지난해 4개의 모기 풀에서 웨스트나일 바이러스가 검출됐으며, 2024년에는 5건, 2023년에는 단 1건만 확인됐다.
그러나 올해는 이미 38개의 모기 풀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오렌지카운티 방역지구의 커뮤니케이션 책임자인 미켈 제이컵스는 “현재 시점을 기준으로 보면 예년 평균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 6월 30일 기준 미국에서는 최소 48명의 웨스트나일 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38명은 신경침습성 질환으로 진행됐다. 이 질환은 뇌와 주변 조직에 심각한 염증을 일으켜 영구적인 뇌 손상이나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메이요 클리닉은 설명했다.
CDC는 올해 상반기 인체 감염 사례가 2004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캘리포니아에서는 현재까지 롱비치 주민 1명이 신경침습성 질환으로 입원한 사례가 유일한 인체 감염 사례다.

웨스트나일 바이러스에 대한 특별한 치료제는 없다.
증상이 심한 환자는 정맥 수액 공급과 통증 조절, 간호 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위해 입원해야 할 수도 있다고 CDC는 설명했다.
CDC에 따르면 뇌와 신경계를 침범하는 중증 웨스트나일 바이러스 환자의 약 10%는 사망한다.
누구나 웨스트나일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지만, 특히 50세 이상이거나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은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더 높다.
감염자의 대부분은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감염자의 약 20%는 발열과 몸살, 메스꺼움 등 비교적 가벼운 증상을 겪는다. 이러한 증상은 모기에 물린 뒤 3~14일 사이에 나타나며 대부분 며칠 내 자연적으로 회복된다.
하지만 중증으로 진행될 경우 고열과 심한 두통, 목 경직, 시력 저하, 마비, 혼수상태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수주 동안 증상이 지속되거나 뇌와 신경계에 영구적인 손상을 남길 수도 있다.
미국의사협회(AMA)는 감염자의 약 1%가 신경침습성 질환으로 진행되며, 이 경우 바이러스가 뇌나 신경계를 공격해 뇌염이나 수막염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건당국은 감염 예방을 위해 모기가 번식하지 못하도록 집 주변 환경을 관리하고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방을 위해서는 DEET, IR3535, 레몬유칼립투스 오일, 피카리딘(KBR3023) 등이 포함된 모기 기피제를 피부에 사용하고, 해질 무렵과 새벽에는 긴소매와 긴바지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웨스트나일 바이러스를 옮기는 모기가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해 질 녘부터 새벽까지는 야외 활동을 가능한 한 피하고, 집 주변의 고인 물을 제거해 모기 번식지를 없애야 한다.
반려동물 물그릇과 새 물통 등 야외 용기의 물은 최소 일주일에 한 번씩 갈아주고, 방충망이 손상됐을 경우 즉시 수리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아울러 관리되지 않는 수영장이나 대규모 모기 번식지, 모기가 비정상적으로 많이 발생하는 지역을 발견하면 관할 방역당국에 신고하고, 죽은 새를 발견했을 때도 방역당국에 알릴 것을 권고했다.
박성철 기자(sungparkknews@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