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주요 대도시의 인구 증가세가 급격히 둔화된 가운데, 강력한 이민 단속 정책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미국 인구조사국(Census Bureau)에 따르면 2025년 대도시 평균 인구 증가율은 0.6%로, 전년 1.1%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이번 통계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초기 이민 단속 정책이 본격화된 시기와 맞물리면서 정책 영향이 현실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미국 전체 카운티의 90%가 2024년보다 이민 유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한 둔화를 넘어 ‘전국적 이민 축소’ 흐름으로 해석된다.
대도시일수록 타격은 더 컸다. LA, 뉴욕, 마이애미 등 주요 이민 유입 도시들은 그동안 해외 유입 인구로 성장해왔지만, 이 축이 흔들리면서 증가세가 급격히 꺾였다.
특히 LA카운티는 이번 조사에서도 전국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빠져나간 지역 중 하나로 나타났다. 이미 10년째 순유출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민 감소까지 겹치며 구조적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국경 지역은 직격탄을 맞았다. 텍사스 라레도는 증가율이 3.2%에서 0.2%로 급락했고, 애리조나 유마 역시 3.3%에서 1.4%로 떨어졌다. 캘리포니아 엘 센트로는 -0.7%로 감소세로 전환됐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변화가 단순한 경기 요인이 아니라 ‘정책 변수’라고 지적한다.
뉴햄프셔대 인구학자 케네스 존슨은 “출산보다 사망이 많은 구조에서, 이민이 줄면 도시는 바로 축소된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이 현상이 일시적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미국은 이미 장기적인 저출산·고령화 국면에 들어선 상태로, 이민이 줄어들 경우 도시 성장 자체가 멈출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한편 일부 지역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텍사스의 휴스턴과 댈러스, 애리조나 피닉스, 조지아 애틀랜타 등은 여전히 인구 증가세를 유지하며 새로운 성장 축으로 부상했다.
코로나19 이후 주거비 상승과 원격근무 확산으로 대도시 중심에서 외곽 및 남부 지역으로 인구 이동이 이어지는 흐름도 영향을 미쳤다.
결국 이번 통계는 단순한 인구 변화가 아니라, 미국 도시 구조 자체가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민 감소라는 정책 변수 하나가 대도시 성장 모델을 흔들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정책 방향에 따라 인구 지도는 더욱 크게 바뀔 가능성이 크다.
<김상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