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캘리포니아의 경유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갤런당 8달러를 넘어섰다. 일부 주유소에서는 갤런당 9.99달러까지 치솟으면서 디젤 공급난이 운송업과 중소 사업체를 넘어 소비자 물가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캘리포니아의 경유 가격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치솟고 있으며, 세계적인 정제유 공급 부족과 미국 서부지역의 심각한 재고 감소가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의 평균 경유 가격은 11일 갤런당 7.98달러로 사실상 8달러에 육박한 데 이어 12일에는 8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이번 주 처음으로 갤런당 6달러를 넘어섰다.
블룸버그는 이란 전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동시에 세계 에너지 공급망을 흔들면서 경유를 비롯한 정제유 공급이 빠듯해진 것이 가격 급등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캘리포니아는 원래도 미국에서 연료 가격이 가장 높은 지역 가운데 하나다.
다른 지역에서 정제유를 공급받을 수 있는 송유관이 부족하고, 최근 수년간 정유시설 폐쇄와 재생연료 시설 전환으로 기존 정유 능력도 감소했다. 여기에 미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주정부 연료세와 각종 환경 규제까지 더해지면서 가격 부담이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또 캘리포니아가 미국 어느 주보다 폐식용유와 동물성 지방 등을 원료로 만든 재생 디젤을 많이 사용하는 점도 정유업체들의 비용 구조를 복잡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공급 상황은 당장 개선될 조짐도 뚜렷하지 않다.
미국 정부 자료에 따르면 미 서부지역의 디젤 재고는 현재 이맘때 기준으로 199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경유 선물가격도 갤런당 5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캘리포니아 일부 사업체들이 이미 급등한 경유 가격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전했다.
캘리포니아의 한 이사업체는 지난해 8월 약 8,200달러였던 월 연료비가 올해 8월 약 1만6,000달러로 거의 두 배로 늘었다. 그러나 경쟁이 치열한 업계 특성상 비용 증가분을 고객에게 모두 전가하지 못하고 상당 부분을 업체가 떠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샌디에고의 한 수목관리 업체도 트럭과 목재 파쇄기 등에 들어가는 경유비가 하루 약 150달러에 달하면서 결국 서비스 요금을 인상하기 시작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경유는 대형 트럭과 배송 차량, 농업기계, 건설장비 등 미국 물류와 산업 전반에서 사용되는 핵심 연료다.
이에 따라 경유 가격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운송비 증가가 식료품과 각종 상품, 배달비와 서비스 요금으로 연쇄적으로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캘리포니아는 이미 높은 주거비와 전기료, 휘발유 가격을 부담하고 있어 경유 가격 급등까지 장기화될 경우 생활물가에 추가적인 압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상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