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수가 14억 명이 넘어 전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나라로 꼽히는 인도가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단 한 개도 획득하지 못했다.
17일 CNN 등에 따르면, 인도는 이번 올림픽에서 은메달 1개 동메달 5개를 따내며 205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회원국 가운데 종합 순위 71위를 기록했다.
인도 인구수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미국은 메달 126개로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이 91개로 2위를 기록해 그 뒤를 이었다. 또 인도에 비해 인구수가 훨씬 적은 조지아, 카자흐스탄, 북한보다 종합 순위가 낮았다.
1900년 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이래 지금까지 인도는 총 41개의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30년간 인도가 배출한 금메달리스트는 2008 베이징 올림픽 10m 공기소총의 아브히나브 빈드라, 2020 도쿄올림픽 창던지기 종목의 니라즈 초프라 뿐이다.
전문가들은 인도가 스포츠 투자 부족해 세계 최대의 스포츠 대회에서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싱가포르대 로노조이 센 교수는 “미국, 중국, 소련 등 전통적인 올림픽 강국들은 금메달을 국력의 상징으로 여겨 국가적인 훈련프로그램에 투자해 왔지만 인도는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10억의 꿈: 인도와 올림픽 게임’의 저자인 보리아 마줌다르는 “14억명의 사람들이 획득한 금메달이 단지 6개뿐이라고 말하는 것을 완전히 틀린 헤드라인이다. 왜냐하면 13억9000만명의 사람들이 스포츠 시설에 접근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인도가 올림픽에 파견하는 인원도 다른 국가들에 비해 적다. 파리 올림픽에서 미국이 보낸 선수와 지원 인력은 600명이지만, 인도는 117명에 불과하다.
심각한 아동 영양부족 문제도 뛰어난 운동선수를 배출하지 못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인도는 2023년 세계 기아 지수 보고서에서 125개국 중 111위를 차지했다. 인도의 5세 미만 어린이의 3분의 1 이상은 영양실조로 인해 성장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체육보다 교육을 우선시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카스트 제도, 가부장적 문화도 스포츠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꼽힌다.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인도 레슬러 삭시 말리크는 “어린 시절 레슬링을 시작할 때 사람들은 여자인데 왜 남자 종목에 들어가느냐고 놀리곤 했다”며 “일부 선수들은 지도자의 성추행으로 레슬링을 그만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