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신용평가회사 S&P가 러시아가 채권자들에게 루블로 상환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이미 디폴트 상태라고 밝혔다고 미 CNN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는 지난 4일 만기가 도래한 2건의 달러 표기 채무에 대해 루블화로 상환하려고 시도했다고 S&P가 지난 8일 밝혔었다. S&P는 이는 투자자가 루블을 “원래 받기로 한 금액과 동일한 달러로” 바꿀 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 “조건부 디폴트”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조건부 디폴트는 채무 전체가 아닌 특정 의무를 준수하지 못하는 경우에 선언된다.
러시아는 지난 4일 이후 30일 동안 원금과 이자를 지급할 수 있는 유예기간을 받았지만 S&P는 서방의 제재가 러시아가 “계약의무를 준수할 의지와 능력”을 훼손한다는 것을 감안할 때 루블을 달러로 전환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전면적인 러시아 디폴트가 발생한다면 이는 블라디미르 레닌 볼셰비키 지도자가 차르 정부의 부채 상환을 거부한 이래 100년 이상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러시아는 제재로 인해 해외 보유 외환보유고 3150억달러를 사용할 수 없다. 지난주까지 미국은 러시아가 동결자산으로 특정 투자자들의 부채를 달러로 상환하는 것을 허용했으나 이후 미 재부무는 블라디미르 푸틴을 압박해 전쟁 야욕을 줄이도록 하기 위해 러시아가 미국 은행에 보유한 외화 자산 사용을 금지했다.
JP모건사는 러시아가 지난해말 만기가 도래한 부채가 400억달러로 이중 절반이 외국투자자들에 진 빚인 것으로 평가가하고 있다.
한편 러시아정부는 디폴트 가능성에 대비해 법적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11일 “우리가 투자자들이 상환금을 받는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했기 때문에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친러 크레믈린 이즈베스티아지에 밝혔다.
그는 “우리는 법정에서 우리가 지불했다는 것을 입증할 것이며 외화로 지불한 것과 똑같이 루블화로 지불하려는 노력을 했다는 것을 밝힐 것이다. 쉬은 일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러시아가 소송을 제기할 상대가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트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대변인은 지난주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달러를 보유하고 있으며 단지 사용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디폴트가 발생한다면 “인위적”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디폴트의 근거가 없다. 그와 비슷한 것조차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금리를 20%로 인상해 수출업자들이 보유 달러를 루블로 교환하도록 만드는 등 개전초기 40% 폭락해 루블당 미화 1센트에도 못미쳤던 루블화를 부양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주 금리를 17%로 낮추는 등 루블화 부양을 위한 조치중 일부를 완화했다.
루블화는 11일 달러당 79루블로 거래돼 지난 9일보다 5% 가량 가치가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