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매매가격에 이미 합의하고도 금리 상승을 이유로 가격을 다시 깎아달라는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거래를 포기하겠다는 매수자들의 압박에 매도자가 수십만달러씩 가격을 낮추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해 초 상대적으로 낮은 금융비용을 전제로 상업용 부동산 매입 계약을 체결했던 투자자들이 최근 대출금리가 급등하자 거래 종결을 앞두고 가격 인하와 조건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이른바 ‘리트레이드(retrade)’다. 계약을 완전히 파기하기보다는 달라진 금융환경을 이유로 가격이나 조건을 다시 협상하는 방식이다.
플로리다에 본사를 둔 부동산 투자회사 이스텀 캐피털은 미 중서부의 약 200가구 규모 아파트를 약 2,000만달러에 매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계약금 지급 전 대출금리가 0.6%포인트 이상 뛰었다.
WSJ에 따르면 회사 측이 거래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보이자 매도자는 결국 매매가격을 60만달러 낮췄다.
이 같은 재협상은 늦여름 채권금리가 상승하기 시작하면서 늘었고, 지난달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뒤 더욱 확산하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은 계약 체결에서 실제 거래 완료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리는 경우가 많아 이 기간 금리가 급격히 오르면 당초 계산했던 투자수익 구조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
시장 불안은 부실 지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데이터업체 트렙(Trepp)에 따르면 지난 8월 상업용부동산저당증권(CMBS) 대출 가운데 연체나 만기 차환 문제 등으로 특별관리에 들어간 비율은 11.42%로 상승했다. 이는 2013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오피스 부문의 특별관리 비율은 16.90%까지 치솟았다.
금리 상승은 부동산 가격에도 직접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금리가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한 8월 말부터 최근까지 미국 상장 리츠(REITs) 지수는 8% 넘게 떨어진 반면 같은 기간 S&P500 지수는 약 1% 상승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저금리 시기에 빌린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만기가 잇따라 돌아오는 가운데 높은 금리 때문에 기존 대출을 새 대출로 갈아타기가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매수자는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건물주는 차환 부담에 시달리면서 최근 회복 조짐을 보였던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다시 금리 충격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K-News LA 편집부>editor@knewsl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