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캘리포니아주의 억만장자 대상 5% 부유세 도입을 앞두고 다른 주로 이주하려던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회사 측과 향후 8년간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조건으로 특별 합의를 체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포천이 21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부유세가 시행될 경우 수십억 달러의 세금이 발생할 것을 우려해 캘리포니아를 떠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했다.
메타가 연방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공시에는 저커버그가 지난 9월 9일 이사회 관계자들에게 팔로알토 자택을 9월 13일 매물로 내놓을 계획이라고 알린 사실까지 포함됐다.
이주 검토의 직접적인 배경은 오는 11월 3일 주민투표에 부쳐지는 주민발의안 40(Proposition 40)이다.
이 발의안은 순자산 10억 달러 이상인 캘리포니아 거주 억만장자들에게 자산 가치의 5%를 일회성 세금으로 부과하는 내용이다. 확보된 세수의 90%는 의료서비스 지원에 사용된다.
저커버그의 재산은 약 2,400억 달러로 추산된다. 단순히 5%를 적용하면 세금 부담은 120억 달러에 달하지만 실제 납부액은 과세 대상 자산과 평가 기준에 따라 달라진다.
문제는 세금을 마련하기 위해 메타 주식을 대량 매각할 경우 저커버그의 회사 지배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저커버그의 메타 지분은 약 13.4%이지만 차등의결권 구조를 통해 전체 의결권의 60.6%를 보유하고 있다. 주식 매각 규모에 따라 의결권 비율이 53%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이에 메타는 의결권이 없는 새로운 클래스 C 주식을 발행하기로 했다. 저커버그는 새로 배당받는 주식의 최대 20%를 제한 없이 매각해 세금 납부에 필요한 현금을 확보하면서 기존 의결권을 유지할 수 있다.
나머지 주식은 원칙적으로 매각 제한을 받지만, 저커버그가 경영에 계속 참여하면 분기마다 추가로 2.5%씩 제한이 풀린다.
대신 저커버그는 앞으로 8년간 캘리포니아 또는 메타 본사가 위치한 지역에 거주하기로 약속했다. 다만 중대하고 예기치 못한 사정이 발생할 경우 예외가 인정된다.
메타 이사회는 인공지능(AI) 사업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창업자인 저커버그가 본사 인근에서 경영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한편 주민발의안 40은 2026년 1월 1일 당시 캘리포니아 거주자를 과세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어, 이후 다른 주로 이주하더라도 세금 부담을 피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이번 합의는 캘리포니아의 부유세 추진이 실리콘밸리 억만장자들의 거주지 선택뿐 아니라 대형 기술기업의 지배구조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K-News LA 편집부>editor@knewsl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