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가 22일 에인절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홈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1-0으로 패했다. 앞선 두 경기를 잡으며 시리즈 승리(2승 1패)는 이미 확정 지은 상태였지만, 스윕을 노렸던 마지막 경기에서는 카디널스 선발의 완봉승에 발목이 잡혔다.
이날 에인절스 선발 리드 데트머는 6회 솔로 홈런 하나로만 실점하며 힘겨운 하루를 보냈다. 데트머는 경기 후 “전체적으로 괜찮은 피칭이었다”고 자평하며, “날씨가 워낙 더워서 구속이 조금씩 떨어졌다. 초반 몇 이닝은 공 감각이 정말 좋았고, 오래 던질수록 체력적으로 지치긴 했지만 구위 자체가 나빠졌다는 느낌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6회 선두타자 2명을 볼넷으로 내보낸 위기에서도 “공 감각 자체는 좋았다. 필요한 공을 던져 빠져나온 게 컸다”고 돌아봤다.

자신을 둘러싼 트레이드 루머에 대해서는 “최대한 관련 뉴스를 안 보려 하고 소셜미디어도 멀리하려 한다”며 “그냥 그런 상황일 뿐, 지금 여기 있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 팀이 원하는 곳에 도달하도록 돕기 위해 왔다. 그게 내가 아는 전부”라고 담담하게 소감을 전했다.
스즈키 감독은 데트머의 교체 타이밍에 대해 “6회 홈런을 맞고 리드를 내준 상황에서, 주자 없는 상태에서 좌타자들이 이어지는 타이밍이라 우완으로 교체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구속 저하 우려에 대해서는 “그 전 타자를 삼진으로 마무리했던 게 긍정적이었고, 좌타자 두 명을 상대하는 매치업을 고려해 계속 맡겼다”며 “정말 잘 던졌다. 더운 날씨·정상 로테이션 컨디션 속에서 피치 믹스와 실행력 모두 훌륭했다”고 총평했다.
에인절스는 7안타를 치고도 득점하지 못했다. 스즈키 감독은 “결국 실행력의 문제”라며 “주자를 내보내긴 했지만 상대가 위기마다 좋은 피칭을 해줬다”고 인정했다. 최근 시리즈 내내(1차전 첫 이닝 제외) 타선이 크게 터지지 않은 것에 대한 우려에는 “이제 2경기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고, “결정적 한 방이 아쉽긴 했지만, 결국 시리즈를 이긴 것 자체가 좋은 결과”라고 강조했다.

상대 마무리 오브라이언의 9회 세이브 성공에 대해서도 “정말 좋은 구위를 가진 투수다. 패스트볼과 브레이킹볼 모두 훌륭했고 오늘 특히 좋았다”고 평가했다. 최근 불펜 전반에 대해서는 “이닝을 잘 막아주고 클로징도 잘 해주고 있다. 투수진 전체가 좋은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총평했다.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둔 팀 분위기에 대해서는 “과거에도 패배 시즌에 데드라인을 겪어본 경험이 있다. 통제할 수 있는 건 매일 준비해서 나와 서로를 위해 뛰는 것뿐”이라며 “외부 소음을 차단하는 게 쉽지 않지만, 선수들이 프로답게 매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팀이 이 메시지를 잘 따라주고 있냐는 질문에는 “100%”라고 자신 있게 답했다.
에인절스의 주말 샌프란시스코 원정을 앞두고, 클럽하우스 선수들 라커 앞에는 짐가방이 가득했다. 이날 선발로 나선 데트머는 트레이드 마감일이 다가오며 여러 루머에 오르내리는 와중에도, 조용히 소파에 앉아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었다. 다른 한쪽에서는 최근 중간계투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멕시코 출신 새미 나테라가 인터뷰에 응하고 있었는데, 카메라 조명이 익숙하지 않은 듯 이 사람 저 사람을 머쓱하게 쳐다보며 쑥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역시 트레이드 루머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잭 네토는 그라운드로 나서며 환하게 웃는 얼굴로 먼저 인사를 건넸다.
이날 카디널스의 유일한 득점, 그리고 결국 결승타가 된 솔로 홈런의 주인공은 1번타자 겸 2루수 JJ 웨더홀트였다. 데트머의 구속이 살짝 떨어진 포심을 그대로 받아쳐 담장을 넘겼다.
웨더홀트는 경기 후 “오늘 투수진이 정말 대단했다”며 팀 전체를 치켜세웠다. “브레이크 이후 힘든 패배가 몇 차례 있었던 만큼, 홈에서 이렇게 이기고 돌아온 게 크다”고 소감을 전했다. 자신의 좌완 상대 강점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완성형 타자가 되고 싶었다. 좌완은 원래 좌타자를 잡기 위해 나오는 만큼, 나에게는 그런 상대를 어떻게 공략할지 알아내는 기회였다”고 설명하며 “아직 개선할 부분이 많다”고 겸손하게 덧붙였다.

앞선 두 경기의 에인절스 마운드에 대해서는 “소리아노가 시즌 초반 정말 위력적이었다가 주춤한 시기가 있었지만, 언제든 다시 그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투수라는 걸 알고 있었다”고 평가했고, 특히 101마일을 던진 우레냐에 대해서는 “95~96마일 정도로 예상했는데 101이 나와서 힘들었다”며 “에인절스 마운드진 전체가 좋은 공을 던졌다. 다만 우리 타선도 충분히 좋은 만큼 다음엔 더 잘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순위 경쟁이 치열한 시점에서 “상대 전적이 좋지 않아 보여도 빅리그에서는 누구도 얕볼 수 없다. 첫 두 경기를 내준 만큼 세 번째 경기는 반드시 잡아야 했다”고 강조했다.
이 결승포의 주인공에게는 그라운드 밖에서도 눈에 띄는 배경이 있다. 친할머니가 한국 출신으로, 주한미군이었던 할아버지와 결혼해 미국으로 이주한 이력을 갖고 있는 것. 다만 아버지 마이크 웨더홀트가 미국 태생 시민권자라, 부모 중 한 명이 한국 국적을 보유해야 하는 WBC 대표팀 자격 요건은 충족하지 못했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아쉽게도 개인적인 인터뷰 기회를 얻지 못해, 그라운드에서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는 데 만족해야 했다.
<석승환 객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