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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U 막았더니 CPU로 치고 나왔다…中 슈퍼컴, 美 왕좌 빼앗았다

中 ‘라인샤인’, 美 엘캐피탄보다 20% 이상 빨라 GPU 대신 CPU 기반 설계…“미 수출통제 허점” 지적

2026년 06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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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방과학기술대학 슈퍼컴퓨터 톈허2호(사진출처: 홈페이지 캡처)

중국 선전의 슈퍼컴퓨터 ‘라인샤인’이 미국이 보유한 기존 세계 1위 슈퍼컴퓨터를 제치고 세계 최고속 슈퍼컴퓨터에 올랐다. 미국이 인공지능(AI) 연산에 쓰이는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출을 조이는 사이, 중국은 서버와 PC에 널리 쓰이는 중앙처리장치(CPU)를 중심으로 설계를 바꿔 미국 수출통제를 비껴갈 수 있는 길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라인샤인은 슈퍼컴퓨터 성능을 평가하는 표준 시험에서 미국 로런스리버모어국립연구소의 ‘엘캐피탄’보다 20% 이상 빠른 성능을 냈다. 엘캐피탄은 2024년 11월 이후 세계 슈퍼컴퓨터 순위 1위를 지켜온 시스템이다.

중국이 세계 슈퍼컴퓨터 순위에서 1위에 오른 것은 2017년 이후 처음이다. 특히 라인샤인은 대부분의 고성능 슈퍼컴퓨터가 쓰는 GPU 대신 CPU를 중심으로 설계돼, 미국의 반도체 수출통제가 실제로 중국의 추격을 막을 수 있느냐는 논쟁도 커지고 있다.

세계 슈퍼컴퓨터 순위 ‘톱500’ 집계에 참여해온 고성능 컴퓨팅 전문가 잭 동가라 미국 테네시대 교수는 라인샤인에 대해 “인상적인 시스템”이라고 평가했다.

동가라 교수는 최근 중국 선전 클라우드컴퓨팅센터에서 라인샤인을 직접 살펴봤다. 그는 “중국이 GPU에 의존하지 않는 시스템으로 미국의 기존 1위 슈퍼컴퓨터를 앞질렀다”고 말했다.

그는 라인샤인의 설계가 AI식 대량 계산과 기존 과학 계산을 함께 쓰는 새로운 방식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슈퍼컴퓨터는 기후 모델링 같은 과학 연구는 물론, 암호 해독과 핵무기 설계 같은 군사 분야 계산에도 쓰인다.

최근 과학 연구에서는 정밀 계산뿐 아니라, AI처럼 단순한 계산을 한꺼번에 많이 처리하는 방식도 활용되고 있다. 라인샤인은 이런 흐름과 맞물려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쟁점은 미국 수출통제의 효과다. 미국은 중국의 첨단 AI 개발을 늦추기 위해 엔비디아와 AMD 등이 만드는 GPU와 첨단 반도체 제조장비 수출을 제한해 왔다.

그러나 중국이 CPU 기반으로 초고속 슈퍼컴퓨터를 구현하면서, GPU 중심으로 짜인 미국의 통제망만으로는 중국의 추격을 막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미 굿리치 캘리포니아대 글로벌분쟁협력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국 정부는 중국 시장을 겨냥한 CPU 수출과 제조에 더 강한 통제를 해야 한다”며 “현행 규제의 허점”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인 고성능 컴퓨터는 CPU와 GPU가 역할을 나눠 맡지만, 라인샤인은 다른 방식을 택했다. CPU 칩 안에 특수 회로를 넣어, 원래 GPU가 맡던 ‘한꺼번에 많은 계산을 처리하는 작업’까지 CPU 칩 안에서 수행하도록 했다.

이 칩들은 작은 계산 단위인 코어를 약 1400만개 갖췄으며, 90개의 서버 장비함에 나뉘어 설치됐다.

칩은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Arm의 기술을 바탕으로 설계됐다. Arm은 스마트폰용 칩 설계 기술로 잘 알려진 회사로, 최근에는 데이터센터용 칩 설계에도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다만 라인샤인을 개발한 중국 연구진은 이 칩을 어느 기업이 제조했는지, 구체적으로 어떤 제조 공정이 쓰였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고 동가라 교수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미 세계 1위권 슈퍼컴퓨터를 갖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봐왔다. 다만 최근 몇 년 동안 중국 연구소들은 톱500 순위에 성능 시험 결과를 제출하지 않았다. 스넬 애널리스트는 “중국에 1위급 기계가 있다는 건 놀랍지 않다. 뜻밖인 건 중국이 이번에는 그 사실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으려 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라인샤인은 지구의 대기, 해양, 육지, 빙하를 통합한 고도 시뮬레이션과 인간 뇌 시뮬레이션 같은 연구에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연구진은 라인샤인을 활용한 연구 여러 건으로 ‘슈퍼컴퓨터 분야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고든벨상에도 응모했다.

라인샤인의 등장은 미중 기술 패권 경쟁에 다시 불을 붙이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미국은 오픈AI, 앤트로픽, 구글 등 AI 모델과 엔비디아의 AI 칩에서 앞서 있지만, 중국은 다른 방식의 설계와 효율화로 추격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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