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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자본주의 등 돌리고 사회주의 거부감 약해져 … 미 청년세대에 무슨 일이

집값·생활비·취업난에 ‘아메리칸 드림’ 흔들…사회주의 인식도 세대교체,자본주의 신뢰 추락

2026년 08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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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에 대한 미국 청년층의 신뢰가 크게 낮아지는 동시에 사회주의에 대한 거부감도 옅어지고 있다. CBS/유고브 조사에서 30세 미만 미국인 가운데 자본주의를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 비율은 9%에 그쳤다.

미국 젊은 세대의 자본주의에 대한 신뢰가 빠르게 흔들리고 있다.

단순히 젊은 층의 정치 성향이 진보적으로 변했기 때문이라기보다, 열심히 일하면 집을 사고 자산을 축적해 부모 세대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이른바 ‘아메리칸 드림’의 경제적 사다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현실적 좌절이 배경에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 힐(The Hill)이 21일 보도한 CBS뉴스/유고브(YouGov) 여론조사에 따르면 30세 미만 미국인 가운데 자본주의에 대해 ‘매우 긍정적’이라고 답한 비율은 불과 9%였다.

반면 30세 미만의 41%는 자본주의에 대해 ‘매우 부정적’ 또는 ‘다소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세대별 격차도 뚜렷했다. 65세 이상에서는 33%가 자본주의를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45~64세에서는 23%, 30~44세에서는 15%였다. 연령이 낮아질수록 자본주의에 대한 강한 지지가 급격하게 떨어지는 모습이다.

CBS/유고브 조사는 지난 12~14일 미국 성인 2,287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오차범위는 ±2.6%포인트다.

집값 30% 오를 때 청년 가구소득은 9% 증가

젊은 세대가 자본주의의 성과에 의문을 갖게 만드는 가장 직접적인 요인 가운데 하나는 주택이다.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가 지난 6월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40세 미만 미국인의 89%가 부모 세대가 같은 나이였을 때와 비교해 현재 젊은 사람들이 주택을 구입하기 더 어려워졌다고 답했다.

실제 집값과 소득의 변화에서도 이런 인식을 뒷받침하는 격차가 나타났다.

퓨리서치센터가 연방정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9년부터 2024년 사이 물가를 반영한 미국의 중간 주택가격은 26만9,600달러에서 35만달러로 약 30%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40세 미만이 가장인 가구의 물가조정 중간소득은 9만2,700달러에서 10만900달러로 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이들 젊은 가구의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은 2019년 2.9배에서 2024년 3.5배로 뛰었다. 이는 2000년대 중반 주택 버블 당시 최고치인 3.6배에 근접한 수준이다.

연준(Fed)도 지난 5월 발표한 ‘2025 미국 가계 경제적 웰빙 보고서’에서 주택가격 상승 속도가 소득 증가를 앞지르면서 특히 소득이 낮은 젊은 성인들이 이전 세대보다 주택을 구입하기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중산층이 자산을 축적하는 가장 대표적인 수단으로 여겨졌던 ‘내 집 마련’의 진입 장벽이 젊은 세대에게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18~29세 75% “취업도 부모 세대보다 어렵다”

일자리에서도 젊은 층이 느끼는 상황은 비슷하다.

퓨리서치센터가 지난 5월 실시한 조사에서는 미국 성인의 64%가 현재 젊은 사람들이 부모 세대보다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졌다고 답했다. 2021년 같은 응답은 39%였다.

특히 18~29세에서는 무려 75%가 부모 세대가 같은 나이였을 때보다 현재 취업이 더 어렵다고 답했다.

퓨리서치센터 조사에서는 주택 구입뿐 아니라 대학 학비 부담, 기본적인 생활비 충당, 미래를 위한 저축 등 주요 경제적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이전 세대보다 어려워졌다는 인식도 나타났다.

경제적으로 부모에게서 독립하는 시기도 늦어졌다.

퓨리서치센터가 인용한 장기 비교 자료에 따르면 1980년 당시 21세 미국인 가운데 경제적으로 독립한 비율은 42%였지만 2021년에는 25%로 떨어졌다.

높은 집값과 생활비, 취업난 등 경제적 압박을 겪는 미국 청년층에서 자본주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와 ‘맘다니 현상’은 젊은 세대에서 사회주의에 대한 과거의 강한 거부감도 약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자본주의 호감 68%→45%…10여년 전부터 나타난 변화

청년층의 자본주의 이탈은 최근 갑자기 나타난 현상은 아니다.

갤럽(Gallup)의 장기 여론조사를 보면 18~29세 미국인 가운데 자본주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비율은 2010년 68%였다.

그러나 2016년 57%로 떨어졌고 2018년에는 45%까지 내려갔다. 반면 같은 연령층에서 사회주의에 대한 긍정 평가는 2010년 51%, 2016년 55%, 2018년 51%로 50% 안팎을 유지했다.

갤럽은 2019년 분석에서도 젊은 성인의 사회주의에 대한 긍정 평가는 2010년 이후 대체로 50% 부근을 유지한 반면 자본주의에 대한 긍정 평가는 2010년 66%에서 2019년 50%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즉 청년층에서 나타난 가장 큰 변화는 사회주의에 대한 지지가 갑자기 폭발했다기보다 자본주의에 대한 신뢰가 크게 약화됐다는 데 있었다.

이 같은 변화는 민주당 지지층에서 더욱 뚜렷했다.

갤럽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자의 사회주의 긍정 평가는 2016년 60%에서 2019년 65%로 높아졌다. 갤럽은 2016년 버니 샌더스 대선 캠페인이 사회주의라는 용어에 대한 민주당 지지층의 거부감을 낮추는 데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2025년 갤럽 조사에서는 미국인 전체의 사회주의 긍정 평가는 39%로 장기간 큰 변화가 없었지만 자본주의 긍정 평가는 54%로 2021년 60%보다 낮아졌다. 민주당 지지자의 자본주의 긍정 평가는 처음으로 절반 아래인 42%까지 떨어졌다.

따라서 미국 전체가 사회주의로 급격하게 이동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젊은 층과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사회주의’라는 단어 자체에 대한 과거의 강한 거부감이 상당 부분 사라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갤럽이 이달 공개한 조사에서도 18~34세는 55세 이상보다 사회주의의 장점으로 경제적 평등과 기본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훨씬 더 많이 꼽았다.

조란 맘다니Tish James@TishJames

‘맘다니 현상’…여론조사의 변화가 투표로 나타났다

이 같은 세대 변화가 실제 선거에서 가장 극적으로 드러난 사례가 조란 맘다니(Zohran Mamdani) 뉴욕시장이다.

민주사회주의자를 공개적으로 자처하고 미국민주사회주의자협회(DSA) 소속인 맘다니는 2025년 뉴욕시장 선거에서 당선됐다.

맘다니의 승리에서 가장 강력한 지지 기반은 젊은 유권자였다.

터프츠대 시민학습·참여정보연구센터(CIRCLE)가 2025년 뉴욕시장 선거 출구조사를 분석한 결과 18~29세 유권자의 75%가 맘다니에게 투표했다.

같은 연령층에서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를 선택한 비율은 19%, 공화당 후보 커티스 슬리와는 5%에 그쳤다. CIRCLE은 젊은층 투표율 역시 약 28%로 추산돼 과거 뉴욕시장 선거와 비교해 크게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로이터통신도 맘다니의 승리를 분석하면서 젊은 유권자와 첫 투표자, 세입자 등이 그의 핵심 지지 기반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맘다니 현상을 단순히 ‘젊은층의 사회주의화’로만 설명하기는 어렵다.

맘다니가 선거에서 전면에 내세운 것은 이념적 사회주의 구호보다 뉴욕 시민들이 매달 직접 지불해야 하는 생활비 문제였다.

그는 임대료 규제 아파트의 렌트 동결, 시내버스 무료화, 보편적 보육 확대 등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로이터는 이 같은 생활비 중심의 정책과 메시지가 높은 주거비에 시달리는 젊은 세입자와 신규 유권자를 결집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맘다니가 시장에 취임한 이후에도 그의 지지 기반은 젊은층에서 가장 강하게 유지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들을 종합한 보도에서도 맘다니에 대한 지지는 젊은 뉴욕 시민들에게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화제]한인 여성이 기득권층 흔들어 … WSJ, 한인 주지사 예비후보 집중 조명

민주사회주의 후보, 뉴욕 넘어 확산 조짐

맘다니의 성공이 뉴욕이라는 진보적인 대도시에만 국한된 현상인지 여부도 주목되고 있다.

최근에는 플로리다 민주당 연방상원의원 예비선거에서도 민주사회주의자이자 노동운동가인 앤지 닉슨(Angie Nixon)이 중도 성향 후보를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AP통신은 닉슨이 경제적 정의와 보편적 의료보험 등을 전면에 내걸고 풀뿌리 선거운동을 벌였다고 전했다.

캘리포니아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UC버클리 정부학연구소가 이달 실시한 조사에서는 캘리포니아 유권자들이 ‘주류 민주당원’보다 ‘민주사회주의자’라는 표현이 붙은 후보에게 더 긍정적으로 반응했으며 이런 경향은 특히 18~39세에서 강하게 나타났다.

이는 민주사회주의가 과거 미국 정치에서 선거에 치명적인 ‘레드 라벨’로 받아들여졌던 것과는 달리 적어도 일부 젊은 유권자와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반드시 정치적 약점으로 작용하지 않는 단계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그래도 청년들이 시장경제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중요한 반론도 있다.

젊은층의 자본주의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자유시장이나 기업 활동 자체에 대한 거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갤럽의 2019년 조사에서 젊은 성인의 자본주의 긍정 평가는 50%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자유기업(free enterprise)’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젊은층은 83%에 달했다. 소규모 기업과 기업가에 대한 긍정 평가도 매우 높았다.

2025년 갤럽 조사에서도 18~34세의 71%가 자유기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전체 미국인의 81%보다는 낮았지만 여전히 압도적인 다수였다.

이는 젊은 미국인들이 시장경제 자체보다는 대기업에 경제력이 집중되고 집값과 교육비, 의료비, 생활비가 급등하면서 자신들이 경제 성장의 혜택에서 밀려나고 있다고 느끼는 데 더 큰 불만을 갖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사회주의를 원한다’보다 ‘지금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다’

결국 미국 청년층의 변화를 단순히 ‘사회주의자가 되고 있다’고 설명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하버드대 정치연구소가 실시한 2025년 가을 청년 여론조사에서도 젊은 미국인의 자본주의 지지는 39%에 그쳤지만 민주사회주의 지지는 29%, 사회주의 지지는 21%였다.

자본주의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고 해서 모든 젊은이가 사회주의를 대안으로 선택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오히려 갤럽의 10여년에 걸친 추세와 최근 CBS/유고브 조사, 그리고 실제 선거에서 나타난 ‘맘다니 현상’을 함께 보면 변화의 방향은 보다 분명해진다.

젊은 세대는 시장과 기업 활동 자체를 거부한다기보다 기존 자본주의가 자신들에게 주택 소유와 안정적인 일자리, 경제적 독립, 계층 상승의 기회를 제대로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맘다니는 바로 그 지점을 파고들었다.

그가 내세운 렌트 동결과 무료 버스, 보육 확대 같은 정책이 실제로 성공할 수 있는지, 막대한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로이터 역시 맘다니의 핵심 공약들이 주정부와의 협상, 재원 확보, 부유층과 기업에 대한 증세 문제 등 상당한 현실적 장벽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맘다니 현상’의 장기적인 정치적 파급력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하지만 30세 미만 미국인 가운데 자본주의를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는 사람이 이제 10명 중 1명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CBS/유고브 조사 결과와 뉴욕에서 18~29세 유권자의 75%가 민주사회주의자 맘다니에게 표를 던졌다는 사실은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미국의 젊은 세대가 사회주의를 선택하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자신들에게 더 이상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느끼는 자본주의의 수정을 요구하고 있는 것인가.

<김상목 기자>

관련기사 [화제]한인 여성이 기득권층 흔들어 &#8230; WSJ, 한인 주지사 예비후보 집중 조명

관련기사 30세 미만 미 청년들, 자본주의에 부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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