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 바이든 여사는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TV토론회 이후 민주당 후보 교체설과 “사퇴여부는 부인이 결정해야 한다”는 일부 여론에 대해 29일 반대의견을 확실히 밝혔다.
질 바이든 여사는 29일 롱 아일랜드의 호화 휴가지에서 열리는 선거기금 모금 유세에 참석하기 위해 대통령 전용기로 이 곳에 왔다. 그는 TV토론장에서 이 곳까지 한시도 대통령 곁을 떠나지 않고 함께 했다.
바이든 부인은 유세장에서 멋진 차림의 기금 모금자를 향해 대통령을 소개하면서 단번에 요점으로 들어갔다.
“조 바이든은 단순히 대통령 직에 적합한 인물에 그치지 않는다. 대통령직에 맞는 유일한 인물이다”라고 질 여사는 말했다.
“여러분에게 자기가 어떤 일을 하겠다고 말하는 사람은 많겠지만, 조 바이든은 여러분에게 그 동안 수행한 대통령으로서의 판단, 경험, 전 세계 지도자들과의 교분을 말해 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라고 그는 강조했다.
질 바이든은 27일 TV대선 토론에서 남편이 참패했다는 설과 그의 고령 때문에 11월 대선에서 승리하더라도 4년 임기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 것인가하는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서 이 날 참석자들 앞에서 열렬히 지시를 호소했다.
토론장에서 나왔을 때부터 바이든의 곁을 지킨 이 교육자이자 교수 출신의 부인은 트럼프 후보의 부인이 유세장에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 않는 것에 비해서 언제나 열성적으로 선거운동에도 동참했다.
28일 행사에 입고 나온 질의 드레스에도 “투표하자”(Vote)는 글씨가 장식되어 있을 정도였다.
방송토론이 끝난지 24시간도 못돼서 그는 그리니치 빌리지의 유권자들 군중 앞에서 남편에 대한 지지 연설을 했고, 바이든이 다음 임기를 무사히 할 수 있을지에 관해 들끓는 여론은 아예 무시했다.
질은 성소수자 LGBTQ+의 상징적인 장소인 스톤월 국가기념물 앞에서 열린 행사에서도 ” 남편은 매일 아침 눈을 뜨면서부터 어떻게하면 미국민의 삶을 더 낫게 만들 수 있을지를 생각한다”고 바이든에 대한 지원에 나섰다.
하지만 성소수자 기금모금 책임자에게는 나중에 남편의 대선토론 실패를 인정하고 “여러분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잘 안다”고 언급했다.
질 바이든(왼쪽) 대통령 영부인이 6월 26일 백악관 남쪽 뜰에서 성소수자 프라이드 축제의 달을 맞아 관련단체 지지자들을 초청해 인사하고 있다. 2024. 06. 30. 토론 실패에 대해 부심하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그는 “90분 동안의 토론으로 지난 4년 동안 당신이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 해낸 업적을 규정할 수는 없다”며 위로하기도 했다.
이 날 지지자와 기금 모금자들 앞에서 퍼스트레이디로 나선 질은 바이든 대통령의 능력에 대해 활발하게 변명을 하면서 어떤 일이 있어도 사퇴란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선거운동을 더욱 힘차게 진행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남편이 이런 일(선거)을 어떻게 하는지 잘 안다고 말한 것은 사실이다. 조는 언제나 쓰러질 때마다 다시 일어섰다. 오늘 우리가 여기서 하고 있는 일도 바로 그것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73세의 질 바이든 여사는 오랫 동안 남편의 충실한 상담역이자 대중적 변호인 역할을 해왔다. 올 해에는 특히 트럼프 지지자들의 공격이 심해지고 선거전의 열기가 더해 지면서, 그녀의 역할은 더욱 많아지고 중대해지기 시작했다.
27일 TV토론장에서 질이 바이든 대통령의 손을 잡고 나올 때 공화당의 칩 로이 하원의원(텍사스주)이 이를 촬영한 동영상과 함께 “누가 진짜 사령관인가”란 글을 X에 올린 것도 그 때문이다.
전에는 소극적인 부인 역할에 그쳤던 질 바이든은 지난 2월 아프리카 순방 뒤에 AP와의 기자회견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설을 부인하고 대선 완주를 극구 강조했다.
“몇 번이나 말해야 믿어 줄 건가요? 남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시작했던 일을 아직 끝내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그 점이 가장 중요한 거예요”라고 그는 말했다.
그리고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올해 수 없이 되풀이 했던 그 말을 했다. “지켜봐 달라” (WATCH 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