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젊은 유권자 상당수가 최근 발생한 보험사 최고경영자(CEO) 총격 살인 사건을 이해한다고 응답해 주목된다.
에머슨대가 17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18~29세 유권자 41%가 최근 발생한 유나이티드헬스케어 CEO 총기 피살 사건에 관해 범인의 행동을 “포용할 수 있다(acceptable)”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연령층 응답자 17%가 “완전히 포용할 수 있다”라고 응답했으며, 24%는 “어느 정도 포용 가능”이라고 답했다. 절대 포용할 수 없다는 응답은 33%로, “다소 포용이 어렵다(7%)”라는 응답과 합쳐도 40%였다.
30~39세 유권자의 경우 절대 포용할 수 없다는 응답이 43%, 다소 포용이 어렵다는 응답이 13%로 크게 늘었다. 그러나 해당 연령대에서도 포용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응답이 23% 상당으로 여전히 다섯 명 중 한 명꼴이었다.
앞서 지난 4일 뉴욕 맨해튼의 번화가에서는 미국 다국적 의료보험 기업인 유나이티드헬스그룹 CEO 브라이언 톰슨이 총격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용의자는 26세 남성 루이지 맨지오니였다.
이후 미국에서는 사람을 죽인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총격범인 맨지오니를 두둔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특히 유나이티드헬스케어가 보험금 미지급으로 악명이 높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이런 여론에 불이 붙었다.
총격범인 맨지오니는 펜실베이니아를 졸업한 인물로, 이번 범행과 관련해 미국 의료 산업을 비판하는 선언문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험사가 환자보다 기업을 중시한다는 내용이 골자라고 한다.
미국 언론 액시오스는 “톰슨의 죽음과 용의자인 맨지오니에 대한 반응이 미국을 사로잡았다”라며 “이번 사건은 보험 산업에 대한 대중의 노골적인 분개와 맨지오니에 대한 호기심을 보여줬다”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톰슨의 사망은 보험 업계의 빈번한 보험금 청구 거절, 그리고 다수의 미국인에게 의료보험이 얼마나 비싼지에 관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라고 했다. 다만 미국인이 폭력을 보다 수용하는 성향으로 바뀌었다고도 지적했다.
이와 관련, 공공종교연구소(PRRI)가 지난해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4분의 1은 “국가를 구하기 위해 애국자들은 폭력에 기대야 할 수도 있다”라는 주장에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발표된 에머슨대 조사는 지난 11~13일 미국 등록 유권자 1000명을 상대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3%포인트다.
관련기사 최대의료보험사 유나이티드헬스케어 CEO, 거리서 암살
관련기사 CEO 피살사건 계기, 병원 못가는 미국인들 불만 봇물
관련기사 보험사 CEO 암살범, 아이비리그 출신 수재 맥도날드서 체포
관련기사 유나이티드헬스케어 암살범은 국가적 영웅 지지여론 급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