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외국인 임산부의 ‘원정 출산(birth tourism)’을 조직적으로 돕는 네트워크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선다. 트럼프 행정부의 출생시민권 제한 정책과 맞물리며 관련 비즈니스 전반에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0일 로이터통신은 ICE의 내부 이메일을 인용해 ICE가 전국 수사요원들에게 ‘출산관광 단속 작전(Birth Tourism Initiative)’를 지시하고 관련 조직 추적에 집중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이 작전은 외국인들이 미국에서 아이를 출산해 시민권을 취득하도록 돕는 중개 네트워크를 적발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불법 행위 단속을 넘어, 그동안 음성적으로 성장해온 ‘원정 출산 산업’ 자체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남가주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는 외국인 임산부를 대상으로 숙박, 병원 연결, 비자 컨설팅 등을 패키지로 제공하는 업체들이 다수 존재해왔다.
ICE는 특히 비자 신청 과정에서 허위 정보를 제공하거나, 출산 목적을 숨기도록 조언하는 중개업체들을 집중적으로 수사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관련 여행사, 컨설팅 업체, 산후조리 서비스 등 연관 산업 전반이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백악관은 원정출산이 납세자 부담 증가와 국가 안보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안나 켈리 백악관 대변인은 “통제되지 않은 원정 출산은 막대한 비용을 초래하며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밝혔다.
현행 법상 미국에서 출산하는 행위 자체가 불법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관광·상용 비자를 ‘출산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금지돼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사기 등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출생시민권 제한 정책과도 이를 연결하고 있다. 트럼프는 취임 직후, 부모가 시민권자나 영주권자가 아닐 경우 미국에서 태어난 자녀의 시민권을 인정하지 않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내렸지만, 현재 연방 법원 판단에 가로 막힌 상태다.
트럼프 행정부 측은 출생시민권 제도가 원정 출산 수요를 키우며 하나의 산업으로 발전했다고 보고 있다. 법무부 측은 “시민권 취득 가능성이 외국인 유입을 촉진했고, 이를 기반으로 한 조직적 알선 시장이 형성됐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 2019년 남가주에서는 중국인 부유층을 대상으로 ‘출산 하우스’를 운영한 일당이 적발돼 실형이 선고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단속이 현실화될 경우, 원정 출산을 둘러싼 ‘숙박·의료·컨설팅 패키지 시장’이 급격히 위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비자 리스크가 커지면서 수요 자체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고, 기존 업체들도 법적 책임을 피하기 위해 사업 축소나 폐업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이번 조치는 이민 정책을 넘어,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 잡았던 원정 출산 비즈니스 구조 자체를 흔드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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