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권을 포기하거나 장기 영주권자의 미국 세법상 거주 지위를 정리한 사람이 최근 1년간 5,790명에 달해 2020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위크(Newsweek)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거나 장기 영주권자의 세법상 지위를 정리한 사람이 모두 5,790명으로 집계됐다.
뉴스위크의 집계는 연방관보(Federal Register)를 분석한 그린백 엑스팻 택스 서비스(Greenback Expat Tax Services)의 자료를 인용한 것이다.
분기별로는 2025년 3분기 1,593명, 4분기 954명, 올해 1분기 1,462명, 2분기 1,781명이었다.
특히 올해 2분기 1,781명은 지난해 같은 기간 1,057명보다 68% 이상 증가한 수치다. 올해 상반기 전체도 3,243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약 38% 늘었다.
다만 이 숫자 전체를 단순히 ‘미국 시민권 포기자’로 보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연방관보 명단에는 미국 시민권을 공식적으로 포기한 사람뿐 아니라 일정 요건을 충족한 장기 영주권자가 미국 세법상 거주 지위를 종료한 경우도 포함된다.
또 실제 시민권이나 장기 영주권 지위를 정리한 시점과 연방관보에 이름이 게재되는 시점 사이에는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해외에 장기간 거주하는 미 시민권자들에게는 세금과 금융자산 신고 부담이 시민권 포기를 고려하게 만드는 주요 요인 가운데 하나로 지적된다.
미국 시민권자는 한국 등 해외에서 생활하더라도 원칙적으로 전 세계 소득을 미 국세청(IRS)에 신고해야 한다.
일정 규모 이상의 해외 금융계좌를 보유하고 있을 경우 해외금융계좌신고(FBAR)와 해외금융계좌납세협력법(FATCA)에 따른 별도 신고 의무가 발생할 수 있다.
한국에서 장기간 거주하거나 한국에 금융계좌와 투자자산, 부동산 등을 보유하고 있는 한인 미 시민권자들에게도 이 같은 규정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 시민권 포기 수수료가 크게 낮아진 것도 최근 증가세와 관련해 주목되는 부분이다.
미 국무부는 지난 4월 시민권 포기 처리 수수료를 기존 2,350달러에서 450달러로 인하했다.
그린백 측은 해외 세금 신고 부담과 개인적 사정, 정치·사회적 요인, 수수료 인하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최근 증가세를 한 가지 원인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연방 이민국(USCIS)은 외국인의 이민 사기와 국가안보 관련 의심 행위를 일반인이 신고할 수 있는 온라인 사이트도 가동하고 있다.
이민국의 ‘프로텍트 아메리카 투게더(Protect America Together)’ 사이트에서는 비자와 망명, 결혼, 취업 관련 이민 사기뿐 아니라 미국 시민권을 허위 주장해 연방선거에 등록하거나 투표하는 행위, 테러단체 지원, 폭력적인 정부 전복 주장 등과 관련한 정보를 신고할 수 있다.
이민국은 신고 항목에 행동을 통해 드러나는 ‘반미 활동’이나 미국에 대한 ‘불충성’과 관련된 행위도 포함시키고 있다.
다만 단순한 정치적 견해나 헌법상 보호되는 표현 자체보다는 폭력이나 테러 지원, 이민 사기 등 구체적인 행위를 신고 대상으로 제시하고 있다.
신고자는 대상자의 이름과 주소, 생년월일 등 신원정보와 관련 자료를 온라인으로 제출할 수 있다.
미국 시민권과 장기 영주권 지위를 정리하는 사람이 최근 6년 사이 가장 많은 수준으로 증가한 데다 이민 당국의 심사와 신고 체계도 강화되면서,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생활하는 한인들의 시민권·영주권 유지와 해외 자산 신고 문제에 대한 주의도 더욱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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