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물가 급등과 공급 부족으로 개발도상국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이미 코로나19 대유행으로부터 경제 회복이 힘든 빈곤 국가들에 특히 고통을 확산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케냐의 최근 일부 지역에서 빵 가격이 40%나 뛰었고 브라질의 국영 에너지기업 페트로브라스는 이달 초 인플레이션 압력을 이유로 휘발유 가격을 19%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터키에선 해바라기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사재기 현상이 벌어졌고 이라크에선 식량 가격 급등에 분노한 시민들이 거리로 나왔다.
약 50개국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밀 공급량의 30% 이상을 수입하고 있으며 대부분 빈곤국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전세계 곡물 수출의 3분의1을 제공한다.
러시아는 전세계 원유 공급량의 12%를 차지하는 세계 2위 원유 수출국이며, 세계 최대 천연가스 수출국이자 최대 비료 생산국이기도 하다. 이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공급 부족이 우려되며 식료품, 에너지 등 가격이 치솟고 있다.
세계은행 인더미트 질 부총재는 “이 갈등이 계속된다면 코로나19 위기보다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올해 말까지 대부분의 선진국 경제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겠지만, 개발도상국 경제의 경우 2023년 말에도 여전히 4%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중동과 북아프리카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밀 의존도가 커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집트는 레바논과 마찬가지로 밀 공급량의 70%를 두 나라에서 얻고 터키는 80%를 얻는다.
인도, 태국, 터키, 칠레, 필리핀 등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도 위험에 처해있다고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적했다.
S&P는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인도를 포함한 많은 개발도상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1%포인트 낮췄다.
이에 따라 곳곳에서 서민들이 물가 급등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우간다 수도 캄팔라의 식료품점 주인 에베레스트 타고비아는 “전쟁 이후 밀 한 상자 가격이 25% 이상 올랐다”며 “매일 가격이 올라 재고를 보충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집트 수도 카이로의 통역가 사라 알리도 “물가 상승이 두렵다. 사치품이 아니라 우리의 필수품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주헤어 카피예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암시장에서 밀가루 한봉지 가격이 1000% 이상 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빵값을 50% 올리고 고객이 주문하고 선불로 계산해야 빵을 굽는다면서 “한달 안에 빵집을 닫아야 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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