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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종전 후 ‘중동-이란 불가침협정’ 체결 구상”

2026년 05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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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hammed bin Salman taken in Russia in 2019 at a signing ceremony for Russian-Saudi documents.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 종전 후 중동 각국과 이란의 불가침 협정을 구상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FT는 14일(현지 시간) 서방 외교 당국자 2명을 인용해 “사우디가 동맹들과 종전 후 지역 긴장 관리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중동국과 이란 사이의 불가침 구상이 거론됐다”며 “리야드는 냉전 시기 유럽 긴장 완화에 기여했던 1970년대 헬싱키 협약을 잠재 모델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1975년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유럽안보협력회의(CSCE)에서 채택된 헬싱키 협약은 각국 주권 동등 인정, 무력 사용 중단, 영토 불가침·보전, 국가간 협력 등을 규정한 10개항 문서다. 미국과 소련을 포함한 35개국이 서명하면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30년간 이어진 유럽 역내 냉전 종결에 기여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 등 주요국은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 종전 후에도 이란의 안보 위협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역내 안보 체계를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이란 역시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아랍 국가 외교 관계자는 “헬싱키 협약을 모델로 한 불가침 협정은 아랍·이슬람 국가 대부분과 이란으로부터 환영받을 것”이라며 “이란은 오랫동안 미국과 서방에 ‘중동은 역내 국가들이 스스로 관리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왔다”고 했다.

나아가 유럽 주요국과 유럽연합(EU)도 이 같은 구상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유럽은 이것이 미래 분쟁 재발을 피하는 동시에 테헤란에도 공격받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을 제공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핵심 변수 국가인 이스라엘의 참여 전망이 불분명하다. 아랍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이란과 이스라엘을 동시에 참여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스라엘이 빠지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많은 국가들은 이스라엘을 이란 다음 가는 분쟁 원인으로 본다”고 했다.

아울러 이란 전쟁을 계기로 미국·이스라엘 친화 노선을 세운 아랍에미리트(UAE)가 동참할지도 미지수다. FT는 “걸프 양대 강국인 사우디와 UAE는 중동 질서에 대해 상반된 비전을 보인다”며 외교 당국자들은 UAE의 참여에 회의적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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