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임시 사회정의를 부르짖으면서도 교구내 성직자 강간사건을 은폐했던 하워드 허바드 뉴욕 교구 주교가 19일 뉴욕의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향년 84세.
허바드 주교는 며칠 전 뇌졸중으로 입원한 시내 올바니 메디컬센터에서 19일 숨을 거두었다고 그의 대변인 마크 비언이 발표했다.
허바드주교는 1977년부터 2014년까지 뉴욕의 올바니 교구를 이끌면서 오랜 세월 동안 사회정의를 위한 투자로 유명했다. 하지만 그곳 성당과 허바드 주교가 성추행과 강간 스캔들에 휘말려 들면서 그의 평판도 큰 시련에 봉착했다.
허바드는 자신이 미성년자들을 성추행했다는 비난을 단호하게 부인해왔다. 하지만 2021년의 법정 증언에서는 자신과 교구청이 더 큰 스캔들을 피하기 위해서 사제들이 아이들을 성추행한 사실을 은폐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지난 해 가을 허바드 주교는 성직을 떠나 평신도로 돌아가고 싶다고 발표했다. 미국 가톨릭 교회법에 따르면 사법적으로 기소된 성직자는 더 이상 목회를 할 수 없게 되어 있어 더 이상 주교직을 계속할 수도 없었다.
그는 3월에 이미 바티칸에 사의를 표했지만 거부 당했기 때문에 자신을 향한 7건의 민사소송이 계속될 때까지 기다려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달 앞서 사퇴발표 대신에 최근 신원을 밝힐 수 없는 한 여성과 결혼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그는 미리 준비한 발표문에서 ” 나의 사법적 소송이 다 끝날 시점엔 나는 91세나 92세가 되어 있을 것이다. 그 동안에 나는 나를 믿어주고 언제나 돌봐주었던 한 훌륭한 여성과 사랑하게 되었기 때문에 민간의식의 결혼식을 올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뉴욕 교구의 현 주교인 에드워드 샤르펜버거 주교는 “가톨릭교회는 허바드의 결혼을 유효한 것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올바니 교구는 수 많은 사람들이 어렸을 때에 겪었던 수년에서 수 십년 전의 성추행· 강간사건과 관련해 수 백건의 소송의 대상이 되어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손해배상 소송의 홍수에 휘말리자 올바니 교구는 올해 앞서 법원에 파산 신청을 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