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압승으로 당선됐다. 이에 따라 이재명 대표체제가 공고화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참패한 국민의힘은 수도권 위기론과 김기현 책임론에 휩싸일 전망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2일 오전 0시40분께 개표를 완료한 결과 진 후보는 전체 투표수 24만3663표의 56.52%인 13만7065표를 얻어 당선됐다. 김태우 후보는 39.37%인 9만5492표를 얻는데 그쳤다. 양자간 격차는 17.15%포인트다.
권수정 정의당 후보는 1.83%, 권혜인 진보당 후보는 1.38%, 김유리 녹색당 후보는 0.21%, 고영일 자유통일당 후보는 0.66%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진 후보는 전날 오후 11시33분께 서울 강서구 선거 사무실에서 홍익표 원내대표로부터 꽃목걸이를 전달 받았다.
진 후보는 “존경하고 사랑하는 강서구민 여러분께서 새로운 강서의 미래와 발전을 위해 진교훈을 선택해주신 것을 먼저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무거운 책임감 느끼고 있다”고 당선 인사를 했다.
이어 “저는 이번 선거가 상식의 승리, 원칙의 승리, 그리고 강서구민의 위대한 승리라고 생각한다”며 “저는 당선이 확정되는 즉시 오직 강서구민만을 바라보고 그간 구정 공백을 메우기위해 1분1초라도 아껴가며 강서구정을 정상화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는 같은날 오후 11시50분께 진 후보의 당선이 확실해지자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이번 선거 결과를 국민의 매서운 회초리로 받아들이고 더 겸허히 민심을 받들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대표는 “국민의 위대한 승리이자 국정실패에 대한 엄중한 심판이다. 민주당의 승리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정치의 각성과 민생 회복을 명하는 국민의 매서운 회초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안의 작은 차이를 넘어 단합하고, 갈등과 분열을 넘어 국민의 저력을 하나로 모아, 위기를 극복하고 국가와 국민의 더 나은 미래를 개척해 가겠다”며 “오로지 국리민복만을 위해 경쟁하는, 진정한 의미의 정치가 복원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도 했다.
국민의힘은 ‘거야 심판론’이 지지를 받지 못하고 대패하면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 위기론’이 분출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기현 체제가 타격을 입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에 대한 목소리도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 대표를 제외한 민주당 지도부 대부분은 투표 종료 종료 전 진 후보 선거 사무실에 집결해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철규 사무총장이 김 후보 사무실을 격려 방문한 것을 제외하면 김기현 대표 등 주요 당직자 대부분이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김기현 대표는 같은날 당 소속 의원들이 모여있는 온라인 단체 채팅방에 “어려운 험지였기에 선거운동을 하기가 더더욱 힘들었을 터인데도 이에 굴하지 않고 열정을 쏟아 주신 것이기에 그 의미가 더욱 컸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전례 없는 참여와 선거운동이 강서구에 모였다. 그 뜨거운 애당심이 우리 당의 내년 총선 압승과 여러 의원님들의 정운(政運)에 큰 힘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이번 선거는 내년 총선을 앞둔 전초전이자 수도권 민심의 바로미터,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의 대리전 양상 등으로 부각되면서 여야 지도부들이 총출동해 판을 키웠다.
김 후보는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징역형이 확정돼 강서구청장직을 상실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 특사로 전격 사면·복권하면서 보궐선거 출마 기회를 얻었다. 이후 민주당은 14명에 달했던 후보를 배제하고 문재인 정부 마지막 경찰청 차장을 역임한 진 후보를 전략공천했다. 검경 대결 구도를 형성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