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린 땅 위에 선 두루미 한 쌍이 하늘을 향해 마치 불을 뿜 듯 주황색 입김을 내뿜는 사진이 일본 누리꾼들을 사이에서 화제다.
지난 18일 일본 매체 ‘J타운넷’ 따르면 니가타현에 거주하는 사진작가 우에다 코키씨가 촬영한 두루미 사진이 일본 현지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촬영된 사진을 보면 두루미 두 마리가 하얗게 눈이 쌓인 땅 위에 꼿꼿하게 서서 하늘을 향해 주황색 입김을 내뿜고 있다. 얼핏 보면 새 부리에서 불이 뿜어져 나오는 것 같다. 일출 시간대에 햇빛을 받은 입김이 불꽃처럼 보이는 것이다.
우에다씨에 따르면 이 사진은 지난해 12월 30일 홋카이도의 츠루이무라 마을에서 촬영됐다. 츠루이무라는 일본의 천연기념물인 두루미가 모이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 마을을 흐르는 강은 겨울 동안에도 거의 얼지 않아 배고픈 두루미들이 먹이를 찾으러 온다. 12월 중순부터 하순까지 얼지 않은 강에서 먹이를 찾아 두루미 100마리 이상이 날아온다고 한다.
현장에서 사진과 같은 장면을 목격해 온 우에다씨는 카메라에 담기 위해 몇 해전부터 7차례 도전을 거듭했다. 그러나 결과는 모두 실패. 그는 “원하는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여러 조건이 충족되어야한다”며 “맑은 날, 일출 시간대에 두루미가 날아 오고, 햇살을 배경으로 울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드디어 8번째 도전 날 우에다씨는 이런 조건이 되기를 기다려 주옥같은 장면을 잡는데 성공했다. 해가 뜨기 전부터 숨죽여 기다리다가 두루미가 날아오는 모습을 포착한 끝에 성공을 거뒀다.
우에다씨는 “두루미들이 주황색 숨을 내쉬며 울어대는 모습이 너무 감동적이었다”며 “이 장면을 두 눈으로 보고, 촬영할 수 있어 너무 기뻤다”고 전했다.
이 ‘불 뿜는 두루미’ 사진은 390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SNS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사진을 접한 누리꾼들은 “불사조의 전설은 이런 때 탄생한 것일지도” “피사체의 자비를 느낄 수 있는 걸작” “2023년 12월 최고의 사진”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