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유럽의회 선거 참패로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을 선언한 가운데, 극우 지도자인 마린 르펜이 승리를 자신했다.
르펜은 9일(현지시각) 유럽의회 선거 종료 이후 극우 국민연합(RN)의 압승이 전망되자 X(구 트위터)에 글을 올려 “프랑스 국민은 ‘마크로니스트’ 권력에 매우 명확한 메시지를 보냈다”라며 집권 정당의 붕괴를 선언했다.
그는 “국민은 더는 기술관료적이고 현실을 벗어난 유럽의 구조를 원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이후 연설을 통해서는 “프랑스 국민들이 우리를 신뢰한다면, 우리는 권력을 잡을 준비가 돼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조르당 바르델라 RN 대표도 이날 선거를 “현재 정부에 맞선 전례 없는 승리”라며 “한 주기의 끝이자 포스트-마크롱 시대의 첫날”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6일부터 이날까지 치른 유럽의회 선거에서는 총 720석의 의석을 선출한다. 중도우파 유럽국민당(EPP)이 189석, 중도좌파 사회민주진보동맹(S&D)이 135석, 중도 자유당그룹이 80석 등을 얻을 전망이다.
유럽의회 홈페이지 추정치에 따르면 프랑스에서는 이번 선거에서 국내 정당 기준으로 르펜의 RN이 31.5%를 득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르네상스당과 모뎀, 오리종 등이 참여하는 집권연정(14.50%)을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출구조사 결과 발표 직후 “국민에 투표로써 우리 의회의 미래를 택할 선택지를 돌려주기로 결심했다”라며 의회 해산을 선언했다.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는 “유럽을 수호하는 정당에는 좋지 않다”라고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다만 “극우 정당이 (유럽) 대륙의 모든 곳에서 전진하고 있다”라며 “내가 스스로 사임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프랑스에는 확실한 과반이 필요하다”라며 다가올 선거에서 적극적인 투표를 독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