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란이 연장 접전의 승부 끝에 고진영을 꺾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FM 챔피언십(총상금 380만 달러·약 50억9000만원) 우승을 차지하며 11개월 만에 투어 개인 통산 2승을 달성했다.
유해란은 1일 매사추세츠주 노턴의 보스턴 TPC(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를 무려 9개를 잡고 보기는 단 1개만을 범하며 8언더파 64타를 쳤다.
최종 합계 15언더파 273타를 기록한 유해란은 고진영과 공동 선두에 올랐고, 1차 연장전에 돌입한 끝에 고진영을 이기고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으로 57만 달러(약 7억6300만원)를 받는다.
경기 후 유해란은 “올해 많은 우승 찬스가 있었으나 내가 번번이 놓쳤는데, 오늘 또 그렇게 되고 싶지 않았다”며 “아직 우승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FM 챔피언십 초대 우승자로 이름을 올리게 된 사실에는 “매우 자랑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유해란은 “연장전에 들어갈 땐 매우 긴장됐지만 고진영 선수도 나와 같았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고진영 선의 플레이를 보지 않고 내 골프에만 집중해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도 말했다.
지난해 10월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LPGA 데뷔 첫 우승을 달성하고 투어 신인왕을 차지했던 유해란은 이날 FM 챔피언십 트로피를 거머쥐며 11개월 만에 투어 통산 2승 달성에도 성공했다.
올해 유해란은 LPGA 투어 대회에 19번 나서 8번의 톱10과 5번의 톱5를 기록했을 뿐, 트로피를 차지하지는 못했다.
그는 “지난해 달성한 첫 번째 우승 당시 너무 힘들었는데, 오늘 두 번째 우승 역시 또 힘들었다. 하지만 내가 해냈다”고 말했다.
유해란은 “이번 대회 2, 3, 4라운드 정말 다른 모습을 보여줬는데, 이게 골프라고 생각한다”며 “스스로를 믿으려 노력했고, 주변 동료들과 봉사자들, 가족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아직 많이 연습해야 하지만, 작년보다 많이 나아졌다”며 “다음 우승은 좀 더 쉽게 해내고 싶다”고 웃으며 대답했다.
유해란은 이 대회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10개를 쳐 단독 선두에 올랐다. 다만 전날 열린 3라운드에서 보기 5개, 더블보기 2개를 범하며 무려 6타를 잃고 흔들렸다.
4라운드에서 다시 샷감을 되찾고 쾌조의 모습을 보여준 유해란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에 대해 유해란은 “어제 3라운드에서 안 좋은 경기를 하고 매우 힘들고 스스로에게 화도 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캐디를 비롯한 동료들이 내게 ‘오늘은 어려운 경기를 펼쳤지만, 내일은 다시 시작하는 거니까 자신을 믿어라’라고 조언해 줬다”고 밝혔다.
유해란은 “어제 3라운드가 끝난 뒤 다시 연습을 하면서 문제점을 개선했고, 오늘은 시작부터 샷감이 너무 좋았다”며 “정만 다사다난하고 대단한 일주일을 보냈다”고 웃어 보였다.
이날 경기는 악천후 속에 경기가 2시간가량 지연되기도 했다. 하지만 유해란은 그것이 경기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