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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트렌스젠더 인플루언서 라투 탈리사, 신성모독죄로 징역 2년 10개월형
인도네시아의 한 인플루언서가 기독교에 대한 혐오 발언을 퍼뜨린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11일 CNN 등 외신은 국제 인권 단체 앰네스티와 현지 언론의 보도를 인용해 10일 틱톡커 라투 탈리사가 실시간 방송 중 “예수님이 머리를 잘라야 한다”는 발언을 해 징역 2년10개월을 선고받았다고 전했다.
라투 탈리사는 틱톡에서 약 45만 팔로워를 보유한 ‘라투 엔톡(Ratu Entok)’으로 활동 중인 무슬림 트렌스젠더 여성이다.
지난해 10월2일 실시간 방송을 하던 중 한 시청자가 남자처럼 보이도록 머리를 자를 것을 요구하자 예수 그리스도의 사진을 들고 “여자처럼 보여서는 안 된다. (예수는) 그의 아버지처럼 보이도록 머리를 잘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5개의 기독교 단체가 인도네시아 경찰에 신성 모독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고, 같은달 8일 체포됐다.
인도네시아 북수마트라 주 법원은 탈리사에게 1억 루피아(약 884만 원)의 벌금과 징역형을 선고했다.
법원은 인도네시아 전자정보 및 거래(EIT)법에 따라 그의 발언이 공공질서와 종교적 조화를 훼손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국제앰네스티 인도네시아 지부 우스만 하미드 사무국장은 성명에서 “이 판결은 라투 탈리사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충격적인 공격”이라며 “인도네시아는 차별, 적대감 혹은 폭력을 조장하는 종교적 증오의 선동을 금지해야 하지만 라투 탈리사의 발언은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또 “이 판결은 인도네시아 EIT법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기 위해 점점 더 자의적이고 억압적으로 적용됨을 의미한다”며 “당국은 라투 탈리사의 유죄 판결을 번복한 후 그녀를 즉시 석방해야 하며, EIT법의 문제 조항을 폐지하거나 대폭 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탈리사는 최근 몇 년 동안 신성모독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 중 한 명으로 대부분은 이슬람교에 대한 모욕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인도네시아는 전체 성인 인구의 93%가 무슬람인 세계에서 가장 큰 무슬림 국가이며, 몇 년 새 종교적 보수주의가 심해졌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인권 단체들은 인도네시아의 신성모독법이 점점 종교적 소수자와 이슬람을 모욕하는 사람들에 대항하는 ‘무기’로 사용되고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