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상 최초로 102가지 파장으로 우주를 지도화할 스피어엑스 일러스트 이미지. (사진=천문연 제공
한국천문연구원과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 등이 공동 개발한 우주망원경 스피어엑스(SPHEREx)의 관측 데이터가 이제 전 세계에 공유된다.
천문연은 나사가 해당 데이터가 담긴 아카이브 사이트를 공개했다고 7일 밝혔다.
지난 3월 12일 발사된 스피어엑스는 5월부터 본격 관측에 돌입했다. 지구 극궤도를 98분 주기로 하루 14.5바퀴 공전하며 600회 이상 촬영해 3600여장의 이미지를 생성하고 있다. 이렇게 촬영한 이미지를 디지털 방식으로 합성해 향후 2년 동안 6개월마다 3차원 전천 지도를 제작해나갈 예정이다.
스피어엑스는 우주의 기원, 은하의 형성과 진화 그리고 생명의 구성 요소인 물과 유기분자의 우주얼음 분포와 같은 주요 과학 임무를 목표로 한다.
이번에 관측 데이터 6000여 컷을 전 세계에 우선 공개해 다양한 과학 연구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번에 공개되는 자료는 본격 탐사가 시작된 5월 1일부터 1.5주 동안 얻은 이미지다.
앞으로 스피어엑스 데이터는 망원경이 각 관측자료를 처음 수집한 후 60일 이내에 순차적으로 공개된다. 데이터는 원본 그대로 공개되지 않고, 스피어엑스 연구팀이 원시 데이터를 처리하여 오류나 왜곡을 제거하거나 표기, 검출기 효과 보정, 정확한 천체 좌표로 정렬 등 기본적인 가공 작업을 거친다. 처리된 관측자료와 함께 데이터 처리에 사용한 절차까지 공개해 사용자가 독자적으로 연구할 수 있도록 한다.

스피어엑스 데이터는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칼텍)의 천체물리학 및 행성과학 연구 및 데이터 센터인 IPAC의 아카이브 IRSA(NASA/IPAC 적외선 과학 아카이브)을 통해 축적, 공개된다. 여기에는 스피어엑스뿐만 아니라 광시야 적외선 탐사 망원경인 와이즈(WISE) 등 이전 미션에서 축적한 다양한 파장의 관측자료와 전천 지도가 보관돼있다.
스피어엑스/IPAC 과학데이터센터 책임자인 레이첼 에이커슨은 “우리는 하늘 전체를 관측하고 있기 때문에 스피어엑스 데이터는 천문학의 거의 모든 분야를 다룰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피어엑스는 자체로 가능한 과학 연구 임무 외에도 다른 임무와 연계해 광범위한 천문 연구도 가능하다. 스피어엑스의 데이터는 나사의 제임스웹 우주 망원경이 추가 연구를 진행할 수 있도록 흥미로운 대상을 파악하고, 나사의 외계행성 탐사 위성인 테스(TESS)에서 수집한 외계행성의 매개변수를 개선할 수 있다. 또 유럽우주국(ESA)의 유클리드 우주망원경 미션과 함께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의 특성을 연구할 수 있다.

한국 측 스피어엑스 총괄 책임자 천문연 정웅섭 책임연구원은 “스피어엑스 데이터 아카이브가 공개되어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다양한 방법으로 전 세계 천문학자들이 천문 연구에 활용할 것”이라며 “스피어엑스는 우주탐사 유산의 일환으로 어떤 새로운 연구결과들이 나올지 기대된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 스피어엑스 연구팀은 이번에 새로운 이미지인 타란툴라 성운 이미지를 선정 및 합성해 공개했다.
한국 측 스피어엑스 과학연구 책임자 천문연 양유진 책임연구원은 “한국 스피어엑스 연구팀은 관측 데이터를 과학 연구에 활용하기 위해 추가 데이터 처리 작업을 하고 있다”며 “한국 천문학계를 대상으로 공모받은 120여개의 연구주제를 바탕으로 연구 그룹을 구성하는 등 과학 연구를 진전시키기 위한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K-News LA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