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롱받던 ‘아베노마스크’ 1170억원어치 남았다…보관비만 61억원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가 코로나19 방역용으로 배포했다가 조롱거리가 됐던 천마스크 ‘아베노마스크’가 올해 3월 말 시점에서 8200만장이 배포되지 않고 창고에 그대로 쌓여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7일 보도했다.
닛케이는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이같이 전하며, 이는 115억엔(약 1170억원)에 상당하는 양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감염 상황과 마스크 수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일본 정부는 아베 정부 시절인 2020년 3월 이후 아베노마스크를 약 2억6000만장을 조달해, 일반 가정에 1억2000만장, 요양시설 및 보육소(어린이집)용으로 약 1억4000만장을 배분하기로 했다.
시중에서 마스크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자 정부가 마스크 조달에 나선 조치였다.
그러나 이 가운데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8200만장이 배포조차 되지 않고 창고에 보관돼 있던 것으로, 신문은 마스크 보관비만 약 6억엔(61억원)이 들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지난해 7월 시점에서는 시중에서 마스크 부족 사태가 이미 해소되면서 마스크가 창고에 그대로 보관된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일본 회계검사원(한국의 감사원에 해당)은 오는 11월 발표 예정인 2020년도 결산보고서에 아베노마스크와 관련된 이같은 실태를 포함시킬 예정이다.
후생노동성(한국의 보건복지부에 해당)에 코로나19와 관련된 예산 집행에 있어서 주의를 당부할 방침이다.
‘아베노마스크’는 아베 전 총리가 올해 3월 일본의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추진한 천 마스크 전국 배포 사업을 말한다.
아베 전 총리는 지난해 4월 코와 입만 겨우 가려지는 우스꽝스러운 천마스크를 쓰고 정부 대책회의에 등장해 전국 모든 가구에 2장씩 천마스크를 배포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 마스크는 바이러스 차단 능력이 떨어지는 데다 곰팡이와 벌레 등 이물질이 발견되는 등 불량품이 속출하면서 ‘아베노마스크’라는 오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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