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30대 남자분이 운동하다 다쳐서 치료받으러 내원하셨다. 손목에 신제품처럼 보이는 시계를 차고 있어서 물어보니, 웨어러블 AI 건강첵업 시계라고 한다. 자는 동안 수면의 질을 파악해서 손목시계에 그래프로 보여주기도 하고, 심장 박동수 뿐만 아니라 신체 부위별 혈액순환 상태까지 보여준다고 한다.
신체의 건강상태를 늘 파악할 수 있는 새로운 제품들이 발빠르게 개발되고 있다. 당연히 건강관심사는 고조되면서 생활습관 관리도 하게되고, 질병을 미리 예방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본다. 이렇게 스스로 건강법을 깊이 찾아 관리하는 현대인들을 헬스 디깅족이라고 한다.
‘헬스 디깅족’이라는 신조어가 트렌드가 되고 있다. ‘건강(Health)’과 ‘깊이 파고든다(Digging)’를 합친 이 말은, 전문가의 조언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스스로 건강 관련 정보를 깊이 파고들어 자신에게 맞는 건강법을 찾아 실천하는 사람들을 뜻한다. 과거의 건강 관리 방식이 “의사나 전문가가 하라는 대로”였다면, 헬스 디깅족은 “내가 찾고, 내가 해보고, 나에게 맞는 것을 선택하는” 주체적인 건강 관리의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히 개인적인 관심의 증가를 넘어, 다음과 같은 사회적 변화와 맞물려 있다.
정보 접근성의 확대: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의 발달로 건강 관련 정보가 넘쳐나게 되어,이제 누구나 쉽게 의학 논문 요약, 전문가 인터뷰, 개인의 경험담 등을 찾아볼 수 있다.
개인 맞춤형(Personalized) 문화의 확산: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해결책을 제시하는 ‘획일적인’ 방식에 의문을 품고, 자신의 신체적 특성과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나만의’ 솔루션을 찾으려는 욕구가 커졌다.
자가 관리의 중요성 인식: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스스로 건강을 챙기는 것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었다.
헬스 디깅족의 특징과 활동
헬스 디깅족은 특정 질병이나 건강 문제에 대해 깊이 파고드는 경향을 보인다.
1. 데이터 기반의 자기 분석 및 기록
헬스 디깅족은 감(感)이 아닌 데이터를 기반으로 건강 관리를 시작한다.
정밀한 신체 데이터 측정: 스마트워치, 스마트링 등 최신 웨어러블 기기를 이용해 수면의 질, 심박 변이도(HRV), 활동량, 회복 시간등을 면밀히 측정하고 분석한다.
영양제 및 식단 일지: 섭취하는 모든 영양제와 식사 내용을 꼼꼼하게 기록한다. 이를 신체 데이터 변화와 교차 분석하여, 특정 영양제나 식단이 자신의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과학적으로 확인한다.
유전자 검사(DTC): 전문가 없이도 직접 의뢰할 수 있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자신의 유전적 특성(예: 카페인 민감도, 특정 영양소 대사 능력)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식단이나 운동 계획을 조정한다.
획일적인 건강법을 거부하고 ‘나만의 최적화된 방법’을 찾아낸다.
실험적 접근: 여러 다이어트 방법, 운동 루틴, 영양제 등을 직접 경험하며 자신의 몸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꼼꼼히 기록하고 평가한다. 예를 들어, 2주간 특정 영양제를 섭취하거나, 간헐적 단식 시간을 달리해보는 등 특정 변수를 통제하며 몸의 반응을 관찰한다.
다양한 분야 통합: 전통적인 서양 의학뿐만 아니라 한의학, 기능 의학, 통합 의학, 명상, 대체 요법 등 다양한 분야의 정보를 취합하여 자신의 증상에 가장 효과적인 복합적인 솔루션을 만든다.
전문가 ‘활용’: 전문가의 조언을 일방적으로 따르기보다, 자신의 데이터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전문가와 대등하게 논의하며 치료 방향을 함께 설정한다.
3. 지식 기반의 실천과 커뮤니티 공유
습득한 지식을 실제 생활에 적용하고, 그 결과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며 지식을 확장한다.
정보 검증 및 심화 학습: 해외 논문, 의학 서적, 신뢰도 높은 전문가의 강연 등을 찾아 깊이 있는 지식을 쌓는다. 특히 특정 성분이나 질병에 대해 집중적으로 ‘디깅’하여 준전문가 수준의 지식을 갖추려 한다.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 건강 관련 포럼이나 소셜 미디어 그룹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자신의 경험담을 상세히 나누며 피드백을 받는다. 이는 동기 부여와 더불어 새로운 정보를 얻는 중요한 통로가 된다.
결국 헬스 디깅족의 건강 관리는 정보 탐색, 데이터 분석, 실천 및 피드백이라는 주체적인 사이클로 이루어진다. 스스로에게 가장 잘 맞는 건강법을 찾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인 셈이다.
주로 하는 건강관리 활동의 예들은 이렇다.
* 하이킹: 자연 속에서의 하이킹은 헬스 디깅족에게 인기 있는 활동이다.
* 요가 및 명상: 심신의 안정과 집중력을 기르기 위해 자연 속에서 요가나 명상을 진행한다.
* 자연 식사**: 자급자족을 지향하며, 자연에서 직접 채취한 식재료로 요리를 한다.
헬스 디깅족의 등장은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건강 문해력 향상: 스스로 정보를 찾아 분석하는 과정에서 일반인들의 건강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 이는 질병을 예방하고, 병원 치료에 더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데 기여한다.
헬스케어 산업의 진화: 개인의 세분화된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맞춤형 영양제, AI 기반 운동 앱, 유전자 분석 서비스 등 다양한 헬스케어 제품과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무분별한 정보 습득은 위험할 수 있다. 검증되지 않은 정보나 극단적인 방법을 맹신하는 것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으므로, 항상 전문가의 의견을 참고하며 신중하게 접근하는 자세가 중요다.
이렇듯, 헬스 디깅족은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며, 신체적 및 정신적 웰빙을 동시에 강조하는 독특한 커뮤니티이다. 이들은 현대 사회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자연과의 조화를 이루며 생활하는 습관을 기르는데 노력하는 현대인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