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으로 쓰러졌다가 깨어나보니 태국 억양으로 말을 하게 된 한 영국 여성의 사연이 전해지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24일(현지시각) 영국 매체 메트로에 따르면 햄프셔에 거주하는 캐시 워런(29·여)은 지난해 9월 튀르키예 페티예로 여행을 떠났다가 저녁 식사 도중 갑자기 다리에 힘이 빠져 쓰러진 뒤 병원에서 뇌졸중 진단을 받았다.
다음 날 캐시는 의식을 회복했지만 왼쪽 팔과 다리에 마비 증상이 나타났을 뿐 아니라, 평소 사용하던 햄프셔식 영국 억양이 사라지고 태국 억양으로 말을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캐시는 “영국식 억양으로 말하던 내가 갑자기 완전히 달라졌다”며 “의사들은 엄마가 태국인인 영향일 수 있다고 했지만,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 현상을 ‘외국 억양 증후군(Foreign Accent Syndrome)’이라고 설명한다. 해당 증후군은 뇌 손상 후 말의 억양과 리듬이 달라져 마치 다른 나라 사람이 말하는 것처럼 들리게 되는 매우 희귀한 신경학적 질환으로, 대부분 뇌졸중이나 외상 후 발생한다.
회복 가능성은 낮으며, 원래 억양으로 돌아가는 사례도 극히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캐시는 튀르키예에서 한 달간 입원 치료를 받은 뒤 영국으로 돌아와 추가 재활치료를 받으며 걷는 법을 다시 배워야 했다. 약 10개월간의 재활 끝에 지팡이나 보행기 없이 독립적으로 걸을 수 있게 됐지만, 억양은 여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말하기 치료를 모두 마쳤지만 억양은 그대로”라며 “예전 억양이 돌아올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가족과 친구가 있고 직장도 있다. 새로워진 나를 받아들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