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대통령이 패배한 2020 미국 대선이 사기 조작이라며 투표기 제조사와 페이스북 등에 거액의 민사소송을 냈던 변호사 2명에게 상대방 법률 비용 18만7000달러(2억2000만원)를 전액 부담 지불할 것을 22일 연방지법 치안판사가 명령했다.
라이드 노이라이터 판사는 콜로라도주와 미시간주 변호사인 두 명의 원고에게 “무의미하고 정당화하지 못한 소송”으로 피고들의 명예를 훼손시켰다면서 이 같은 행동에 책임을 져야한다면서 지불 명령을 내렸다.
치안판사는 연방 1심 법원 내에서 다소 가벼운 소송을 처리하는 자리이다. 판사는 21쪽 판결문에서 “이 소송은 일반 사람 중 속기 쉬운 자들을 조종하고 세상에 불안을 조성하고 조장하기 위해 제기되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두 변호사는 이들이 피고로 지목해서 법률 비용을 들여 법정서 반박 주장을 해야했던 미시간주 당국에 4900달러, 펜실베이나주 당국에 6162.50달러, 페이스북에 5만 달러, 페북 지원을 받는 선거개혁 민간단체에 6만2930달러 그리고 대선 때 사용된 전자투표기 제조사 도미니언 보팅 시스템에 6만2930달러를 각각 지불해야 한다.
다만 판사는 변호사 원고들이 항소할 경우 그 기간에는 지불을 보류할 수 있게 했다.
두 변호사는 도미니언 보팅과 소셜 미디어 플랫폼 페북 등이 도널드 트럼프가 재선되지 못하도록 거대한 음모를 꾸몄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12월 대선 총투표자 1억6000만 명의 집단소송 형식으로 이들 피고에게 총 1600억 달러의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치안판사는 판결문에서 “법정 공직자라고 할 수 있는 변호사는 높은 의무감과 직업 의식을 가지고 법정에서 증명 되지도 않고 조사도 하지 않는 명예훼손의 소문들은 섣부르게 되뇌이기 전에 의미있는 조사를 거쳐야 마땅하다”면서 “이런 소문들은 우리 민주 체제의 심장을 가격하면서 우리의 정부 체제를 위협하는 폭력적 반란을 조장하는 데 사용되었다”고 말했다.
판사는 “이들은 경험 있는 변호사들로 이런 소송은 내지 말아야 했다. 자신들의 잘못된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와 그 추종자들은 대선 패배 직후 수십 건의 선거 무효 소송을 냈지만 거의 모두 기각되었다.
한편 전자투표 제조사 도미니언 보팅 사는 음모론 주창 변호사들인 시드니 포월과 루디 줄리아니 등을 상대로 수십 억 달러의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해 놓았다. 트럼프의 개인 변호사인 줄리아니는 판사 패널에 의해 뉴욕주 변호사 면허가 정지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