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으로 개솔린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캘리포니아 해안에서의 해상 석유 시추 재개를 요구하는 행정권을 행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국방물자생산법(Defense Production Act)을 활용해 석유와 가스 개발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에너지부에 권한을 부여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은 곧바로 산타바바라 카운티 해안에 위치한 산타 이네즈 유닛과 산타 이네즈 파이프라인 시스템의 운영을 복구하라고 Sable Offshore Corp.에 지시했다.
라이트 장관은 성명을 통해 “오늘 명령은 미국의 석유 공급을 강화하고 국가 안보와 국방에 중요한 파이프라인 시스템을 복구할 것”이라며 “서해안 군사 시설들이 군사 대비 태세에 필수적인 안정적인 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를 강하게 비판하며 “형사 기소에 직면해 있고 여러 법원 명령에 의해 재가동이 금지된 파이프라인을 불법적으로 다시 가동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뉴섬 주지사는 “트럼프는 전쟁을 시작했고 그로 인해 전국적으로 개솔린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미국인들에게 그 정도 대가는 감수할 만하다고 말했다”며 “이제 그는 자신이 만든 위기를 이용해 오랫동안 원해왔던 일을 하려 한다. 자신의 석유 산업 친구들을 위해 캘리포니아 해안을 개방해 우리의 해변을 오염시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캘리포니아 해상 석유 시추 재개를 강제로 추진하겠다고 이전부터 경고해 온 데 따른 것이다. 또한 텍사스 휴스턴에 본사를 둔 Sable Offshore Corp.가 산타바바라 카운티 해안의 중단된 석유 인프라를 다시 가동하려는 수년간의 노력 이후 나온 조치이기도 하다.
환경 단체와 지역 주민, 주 정치 지도자들은 해양 생태계에 미칠 잠재적 위험을 이유로 이러한 계획에 강하게 반대해 왔다. 특히 Sable은 2015년 파열돼 캘리포니아 역사상 가장 큰 원유 유출 사고 중 하나를 일으킨 파이프라인을 재가동하려 한 점 때문에 큰 반발을 받아왔다.

생물다양성센터의 변호사 탈리아 니머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 조치를 “극단주의적 대통령의 혐오스러운 권력 장악 시도”라고 비판했다.
니머는 성명을 통해 “트럼프는 텍사스 석유 회사를 돕기 위해 이 냉전 시대 법률을 악용해 캘리포니아 해안을 보호하는 중요한 주 법을 우회하려 하고 있다”며 “캘리포니아 주민들이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 결함 있는 석유 파이프라인의 재가동을 강제한다고 해서 높은 개솔린 가격이 낮아지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해안 야생 생물을 또 다른 원유 유출 위험에 노출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에너지부에 따르면 Sable의 산타바바라 카운티 시설은 하루 약 5만 배럴의 석유를 생산할 수 있으며, 이는 매달 약 150만 배럴의 해외 원유 수입을 대체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영향을 받은 하루 약 2천만 배럴 규모의 원유 공급에 비하면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이란 전쟁이 시작된 지 2주가 지난 가운데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에 도달했으며, 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평균 개솔린 가격은 갤런당 5달러 40센트를 넘어섰다.
박성철 기자(sungparkknews@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