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토) 9시 40분 자이언츠 클럽하우스 문이 열리자마자 들어갔다. 어디에 락커가 위치해 있는지 찾던 중, 오른쪽 구석에 51번이 먼저 눈에 보였다. 옷을 갈아입으려는 순간 다가가서 짧게나마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지난 WBC 이후 휘트콤 선수와 인스타를 통해 여전히 소통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내셔널리그 세이브 1위를 달리고 있는 오브라이언의 소식에는 “아, 지금 그렇게 잘하나요?”라고 되묻기도 했다. 그리고 미국에서 활약하는 한국 선수들이 잘하기 때문에 현재 한국리그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많이 도전하려 한다는 조계현 KBO 기술위원장의 이야기를 전달하자, “예, 다른 선수들이 많이들 준비하고 있습니다”라고 확인까지 해주었다. 부상 없이 좋은 성적 계속 내주길 바란다는 인사를 하고 짧은 대화를 마쳤다.

자이언츠쪽 덕아웃으로 나오자 아주 반가운 얼굴이 보였다. 작년까지 에인절스 매니저로 있던 론 워싱턴 현 자이언츠 인필더 코치다. “미스터 와시, 저 아시겠어요?” 하니 “아, 에인절스 빅에이, 당연히 기억한다”고 했다. 수술 후 건강은 잘 회복하고 계시냐고 했더니, 몸무게도 다시 돌아오고 좋다고, 반갑게 인사를 받아준다. 올해 70이 훌쩍 넘은 나이인데도 내야 선수들의 수비 훈련에 열중이다. “아들, 잭 네토는 오랜만에 만나서 어떠세요?”라고 농담을 건네자, 워싱턴은 반가운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그 녀석은 매일 나를 이기려고 온다니까…”, 에인절스에 대한 총평도 물었다. “어리다는 게 제일 커. 투수진도 다 어려. 그러니까 매일매일 뭐가 나올지 몰라…이 성장통을 넘어서야 하는 거지.” 아델에 대해서도 “이제 자기가 메이저리그에 있을 자격이 있다고 믿기 시작했다. 작년에 37홈런 쳤다”며 대견해했다.


그리고 이정후 얘기가 나오자 워싱턴의 목소리 톤이 달라졌다. “완전 승부사야. 매일 열심히 뛰고, 던지고, 달리고, 치고, 못 하는 게 없어. 가끔 파워도 보여주는데, 그게 인상적이야. 아직 메이저리그 한 시즌의 강행군에 적응하는 중인 것 같은데, 매일 그 친구랑 함께 있는 게 즐거워.”
이정후는 두번째 타석에서, 3회말 라이언 존슨의 초구 80마일 스위퍼를 노리고 친 것처럼 3점 홈런을 만들었다. 이 3점 홈런이 바로 승부의 쐐기를 박아 버리는 결정적인 한방이었다.
결국 경기는 9:2로 자이언츠의 승리로 마감 됐다.

라이언 존슨 본인은 담담했다. “초반 한 바퀴는 꽤 좋았다”면서도, “가운데로 몰린 공 몇 개가 문제였다. 3회 그 홈런만 안 줬어도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이정후에게 맞은 초구 스위퍼 홈런에 대해서는 “바깥쪽으로 빠지면서 가운데로 몰렸다. 내가 의도한 공은 절대 아니었다”고 인정했다.
내일은 마지막 3차전이 치러지며 에인절스는 싱커가 주무기인 에이스 소리아노가 선발 투수로 나온다. 커터와 싱커에 약점을 보이는 이정후 선수의 오늘같은 활약이 또 일어날 수 있을지 지켜보자.
석승환 객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