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인절스는 로열스와의 홈경기를 마치고 휴스턴, 텍사스 원정을 간다. 클럽하우스에는 일찍부터 각자의 백넘버와 이름이 적힌 빨간 가방들이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선수들의 라커 바로 앞에 하나씩 놓여 있다. 이 가방을 보면 어느 선수가 가는지 미리 짐작할 수 있다. 불펜투수인 샘 바크만은 15일 부상자 명단에, 기쿠치 투수는 60일 부상자 명단에 올라 있다. 지금 IL에 들어 있다 하더라도 가방이 있다는 건 같이 간다는 의미다. 바크만의 가방은 없었다.

16일 아침 야구계에 부고가 전해졌다. 토미 존이 83세로 세상을 떠났다. 1974년 왼쪽 팔꿈치 인대가 끊어졌을 때 그의 커리어는 사실상 끝난 것으로 여겨졌다. 프랭크 조브 박사가 오른쪽 손목의 힘줄을 떼어 수술을 시도했고, 투수의 팔꿈치에 이 시술이 적용된 첫 사례였다. 다음 한 해를 재활로 보낸 뒤 그는 마운드로 돌아와 14년을 더 던졌다. 통산 288승 가운데 164승이 수술 이후에 나왔다. 지금은 이 수술을 그의 이름으로 부른다. 오늘날 투수들이 가장 흔하게 받는 수술이고, 오타니 쇼헤이도 했다. 토미 존은 1982년부터 85년까지는 캘리포니아 에인절스에서 선수생활을 하기도 했다.
경기는 0대 3으로 끝났다. 에인절스의 안타는 하나였다.
에인절스 타선의 출루는 볼넷 하나 그리고 안타 하나. 그중 안타를 친 선수는 그리섬이다. 이틀 전, 텅 빈 그라운드에서 코치와 둘이 개인 타격 연습을 하던 그 선수이고, 어제는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던 그 선수다.
그리섬은 2회초 무사 만루의 위기에서 1루 땅볼을 잡아 더블플레이를 만들어 대량실점의 위기를 막기도 했다. 좋은 조짐이라 경기 분위기가 반전 될 것으로 보였으나 결국 그리섬의 안타 하나로 마무리된 경기였다.
감독은 그 장면을 이렇게 설명했다. “큰 플레이였다. …그리섬의 엄청난 플레이였고, 침착했고, 그 플레이를 한 뒤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확실히 좋은 플레이였고, 다노의 태그도 좋았다.”

스즈키 감독은 캐머런의 투구를 이렇게 평가했다. “잘 던졌다. 자기가 직접 경기를 운영하고 있는 게 보였다. 피치컴이 있으니 무엇을 하고 싶은지 확실한 그림이 있었던 것이다. 낮게 유지했고, 좋은 커터를 던졌고, 필요할 때 패스트볼을 몸쪽으로 붙였다. 가장 큰 역할은 체인지업이었다.”
그리고, 3연전 내내 로열스의 매시가 에인절스의 투수를 괴롭혔다. 오늘도 4회초 선제 솔로 홈런을 날렸다. 하지만, 의외로 에인절스의 선발 존슨 본인은 담담했다. “솔로 홈런이라 주자가 있을 때만큼 아프지는 않았다.” 라고 그 당시 상황을 전했다.
기쿠치의 복귀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감독은 “이야기는 나눴다. 몸 상태는 확실히 좋다고 한다. 언제 던질지는 아직 논의 중”이라며 “RJ(라이언 존슨)는 다음 등판을 한 번 더 가져간다”고 밝혔다.
정작 기쿠치 본인은 경기 전 이렇게 말했다. “지금은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다.” 그러면서 덧붙였다. “돌아갈 준비는 됐다. (원정 갈)짐은 이미 싸 놨다.” 클럽하우스 그의 라커 앞에는 실제로 빨간 가방이 놓여 있었다.

시리즈는 1승 2패로 끝났다. 6점을 내고도 진 날이 있었고, 1점으로 이긴 날이 있었고, 안타 하나로 진 날이 있었다. 에인절스는 49승 76패가 됐다. 경기 후 팀은 곧바로 휴스턴으로 떠나느라 클럽하우스가 부산 스럽다. 18일부터 애스트로스와 3연전이다.
에인절스는 캔자스시티와 똑같은 승률로 주말 3연전을 시작했지만 결국 1승 2패로 마무리 하면서 16일 현재 시즌 승률 0.392를 기록하면서 메이저리그 전체 최하위를 기록하게 됐다.
메이저리그 전체 최하위이자 아메리칸리그 전체 꼴찌인 에인절스(0.392)와 내셔널리그 최하위 콜로라도 로키스(0.403)과의 시즌 막판 꼴찌 대결도 볼만하다. 에인절스 팬들은 수 년간 이어져 오고 있는 꼴찌 행보가 화날 수도 있지만…
<석승환 객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