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1기 당시 탄핵과 반트럼프 운동의 선봉에 서며 ‘저항의 스타’로 떠올랐던 민주당 인사들이 트럼프 2기 첫 중간선거 경선에서 줄줄이 고배를 마시고 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0일 이 같은 현상을 집중 조명하며 민주당 유권자들의 관심이 ‘트럼프에 대한 저항’에서 물가와 생활비, 전쟁 등 당장 체감하는 문제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장 최근 사례는 지난 18일 플로리다주 연방 상원의원 민주당 경선에서 발생했다.
트럼프 1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유럽 담당 국장을 지낸 알렉산더 빈드먼 전 육군 중령이 민주사회주의자(DSA) 계열의 엔지 닉슨 주 하원의원에게 패했다.
빈드먼은 2019년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번째 탄핵 사태 당시 의회에서 트럼프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면서 전국적인 인물로 떠올랐다. 당시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트럼프에 맞선 상징적인 인물로 평가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상당한 정치자금까지 모았지만 이번 경선에서는 승리하지 못했다.
민주당 전략가 데이비드 엑설로드는 폴리티코에 “빈드먼은 영웅이지만 기억은 희미해지고 대부분 사람은 생활비 문제에 더 관심을 기울인다”며 닉슨 후보가 바로 그런 문제를 핵심 쟁점으로 내세웠다고 설명했다.
폴리티코는 빈드먼의 패배가 단독 사례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2021년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탄핵 당시 하원 소추위원을 맡았던 다이애나 디게트 콜로라도 연방 하원의원은 민주당 경선에서 DSA 계열 멜라트 키로스 후보에게 패했다.
트럼프의 첫 탄핵 심판 당시 하원 측 수석 법률대리인으로 활동했던 댄 골드먼 뉴욕 연방 하원의원도 경선에서 탈락했다.
2021년 1월6일 연방 의사당 사태 당시 시위대와 충돌하며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린 전 의회 경찰관 해리 던 역시 메릴랜드주 연방 하원의원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트럼프 저항 운동의 주요 후원자였던 억만장자 톰 스테이어를 비롯해 라자 크리슈나무르티 일리노이 연방 하원의원, 슈리 타네다르 미시간 연방 하원의원, 알 그린 텍사스 연방 하원의원 등 트럼프 탄핵 또는 반트럼프 활동으로 주목받았던 민주당 인사들도 경선에서 잇따라 탈락했다.
중도좌파 싱크탱크 ‘서드 웨이’의 라나에 에릭슨 수석 부사장은 폴리티코에 “‘#저항’은 트럼프 1기 당시의 분위기였다”며 “지금은 분노의 양상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유권자들은 전쟁에 분노하고 물가에 분노하며 기성 정치권이 자신들에게 아무것도 가져다주지 못했다는 사실에 분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트럼프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 의회와 법원 등 기존 제도가 작동할 것이라고 믿었던 이른바 ‘제도주의자’들이 특히 타격을 받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가 재집권한 상황에서 민주당 유권자들이 기존 정치·사법 제도에 대한 신뢰를 잃으면서 과거 탄핵이나 ‘트럼프 저지’ 경력만으로는 더 이상 표를 얻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트럼프에 대한 피로감은 민주당에만 국한된 현상도 아니라는 분석이다.
반트럼프 성향 공화당 단체 ‘링컨 프로젝트’ 공동 창립자 마이크 마드리드는 트럼프가 지지한 일부 공화당 후보들마저 경선에서 패한 데 대해 “사람들은 대체로 트럼프에게 그저 지쳐 있다”고 폴리티코에 말했다.
그는 유권자들이 반트럼프 정치뿐 아니라 트럼프에게 충성을 앞세우는 ‘마가(MAGA)’ 정치에도 피로를 느끼고 있다며 이를 ‘트럼프 피로감(Trump fatigue)’이라고 표현했다.
결국 트럼프 1기 당시 민주당 정치의 강력한 동력이었던 ‘반트럼프 저항’만으로는 더 이상 유권자를 움직이기 어려워졌다는 것이 폴리티코의 진단이다. 2026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내부의 세대·이념 교체와 함께 유권자들의 관심이 생활비와 경제 문제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