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캘리포니아에서 미혼·이혼·사별 운전자에게 자동차 보험료를 더 부과해 온 관행이 바뀔 전망이다.
리카르도 라라 캘리포니아 보험국장은 17일 자동차 보험료 산정 과정에서 보험사들이 가입자의 결혼 여부를 고려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캘리포니아 보험국은 미혼 운전자가 기혼 운전자보다 사고를 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근거로 결혼 여부를 보험료 산정 기준으로 사용하는 현행 규정을 정당한 것으로 설명해 왔다. 그러나 보험국은 지난주 제출한 규제 관련 서류에서 이 같은 입장에 의문을 제기했다.
보험국은 사회적 변화 등을 고려할 때 자동차 보험료 산정에 결혼 여부를 계속 사용하는 데 충분한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이번 규정 변경안은 주법에 부합하는지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실제 시행될 수 있다. 시행되면 캘리포니아는 매사추세츠와 하와이 등 결혼 여부를 자동차 보험료 산정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주들과 같은 방향으로 제도를 바꾸게 된다.
새 규정에 따라 보험사들은 10월 25일 이후 보험국에 제출하는 새로운 보험료 계획에서 결혼 여부를 산정 기준으로 사용할 수 없게 된다. 기존 보험료 계획도 2027년 7월 1일까지 결혼 여부를 제외한 방식으로 변경해야 한다.
이에 따라 앞으로 보험사들이 새로운 보험료 계획을 제출할 경우 미혼 운전자들에게 보험료 할인 혜택이 적용될 수 있다.
이번 조치는 결혼하지 않은 운전자 11명이 현행 정책을 폐지해 달라며 제기한 소송과 관련해 보험국이 법원에 제출한 법률 의견서에 포함됐다. 이 사건은 현재 캘리포니아주 대법원에 상고된 상태다.

소송을 지원한 소비자단체 측 자료에 따르면 2025년 4월 캘리포니아 내 5개 보험사의 보험료를 비교한 결과, 미혼·이혼·사별 운전자들은 5개 보험사 중 4곳에서 6개월 보험료가 최대 108달러 더 높은 견적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라라 보험국장은 “보험료는 실제 운전 위험을 바탕으로 책정돼야 한다”며 결혼 여부를 보험료 산정에 사용하는 관행을 끝내겠다고 밝혔다.
결혼 여부를 보험료 산정 기준에서 제외하는 데 대해서는 보험업계의 반대 의견도 나왔다. 대형 자동차 보험사들을 대표하는 개인보험연맹 측은 결혼 여부와 같은 요소를 제외하면 보험사들이 운전자별 위험을 보다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는 기준이 줄어든다고 주장했다.
반면 LGBTQ+ 권익단체인 이퀄리티 캘리포니아는 이번 변화를 환영했다. 단체 측은 개인의 생활 방식이나 결혼 여부 때문에 보험료를 더 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현재 결혼 여부를 보험료 산정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은 1996년 당시 보험국장이 발의안 103 시행 규정에 포함하면서 시작됐다.
1988년 통과된 발의안 103은 자동차보험 등 보험료를 심사할 수 있는 보험국장에게 사고 기록과 운전 경력, 연간 주행거리 등을 주요 산정 기준으로 삼도록 하면서,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다른 요소들도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소송에서는 성별·나이·인종 등 개인적 특성은 주법상 보험료 산정에 사용할 수 없는데 결혼 여부는 여전히 허용되고 있다는 점도 쟁점이 됐다.
<박성철 기자>sungparkknews@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