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의무화 반대로 촉발된 캐나다 트럭 시위가 유럽 등으로 확산하면서 각 국 정부들이 속속 집회 금지 조치를 취하는 강경 대응에 나섰다.
11일(현지시간) AFP, 가디언 등에 따르면 캐나다에서 영감을 얻은 이른바 ‘자유 호송대'(freedom convoy) 트럭 시위가 호주, 뉴질랜드에 이어 프랑스와 벨기에, 오스트리아 등 유럽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시위대는 이번 주말 프랑스 파리로 집결한 뒤 오는 14일 벨기에 브뤼셀로 향하겠다고 예고했다.
백신 의무화에 반대하는 시위대는 지난 9~10일 프랑스 남동부 니스, 남서부 바욘, 북동부 스트라스부르, 북서부 셰르부르 등 6개 도시를 출발해 파리로 향하고 있다. 승용차와 밴, 오토바이 등을 이용해 참여하고 있다.
프랑스 시위대는 각 2만5000명의 회원이 있는 페이스북과 텔레그램 모임을 통해 조직됐다. 시위대엔 지난 2018년과 2019년 반정부 시위 ‘노란 조끼’ 참여자들도 포함돼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들은 정부의 백신 패스 정책에 분노하고 있다. 시위에 참여하는 한 트럭 운전사는 “우리는 백신 패스를 요구 받지 않고 원하는 곳으로 가고 싶다. 우린 단지 이 모든 것에 지쳤다”고 말했다.
프랑스 정부는 강경 대응 방침을 천명했다.
정부 관계자는 “공공질서에 대한 위험 때문에 11일부터 14일까지 시위를 금지하기로 했다”며 “공공도로를 봉쇄할 경우 징역 2년과 벌금 4500유로(약 613만원), 운전면허 정지 3년 등에 처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벨기에 정부도 브뤼셀로 모이는 것을 금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시 당국은 “브뤼셀 수도권 봉쇄를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연방경찰은 시위 차량 진입을 막기 위해 특별 통제 조치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스트리아 정부도 시위 금지령을 내렸다.
시위대는 수도 빈의 주요 공원과 중심부에 차량 수백 대를 집결할 예정이다.
현지 경찰은 수도 주요 도로가 봉쇄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경찰은 또 “차량들의 연료 배출로 인한 오염 뿐만 아니라 인기 휴양지의 소음 피해도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호주와 뉴질랜드에서도 비슷한 시위가 벌어졌다. 뉴질랜드는 수도 웰링턴에서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해 120여 명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 트럭 시위는 지난달 29일 시작해 2주를 넘어서고 있다. 수도 오타와는 비상사태가 내려지고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한 때 피신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현재 시위가 미국 국경 지역까지 번지면서 물류 이동에 차질이 빚어지는 등 경제적 피해도 커지고 있다.